쫄깃한 면발에 구수한 들깨 국물 "바로 이 맛이야"
패스트푸드가 넘치는 세상이다. 때론 여유가 있는 슬로푸드가 그리워진다. '들깨 사랑'은 전형적인 슬로푸드 음식점이다. 손님이 주문하면 그제서야 면을 뽑아 요리하는 국숫집이다. 몸에 좋은 들깨가 듬뿍 들어있어 웰빙식이다. 좋은 음식은 좋은 사람과 함께하면 더욱 맛이 난다. 가정집 분위기라 마음마저 편안해 금상첨화다.
◆편안하고 소박한 숨겨진 맛집
'들깨 사랑'은 수성구 대구여고 정문 옆 골목 길에 있다. 동네 골목 안이라 찾기가 조금 힘들지만, 단골손님들 사이에 '맛있는 집'으로 소문난 곳이다. 입소문이 난 집은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는 법. 한 번 맛보면 곧 단골이 돼 겉만 거창한 집보다 소박한 밥집이 실속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집이다. 식당 입구에 들깨의 효능을 알리는 글귀가 커다랗게 붙어있어 눈길을 끈다.
안으로 들어가면 따스하고 정갈한 느낌이 든다. 편안하고 소박한 밥집이다. 거실엔 교실처럼 칠판에 다양한 '먹을거리'를 적어 놓았다. 주방 입구엔 들깨의 효능에 대한 동의보감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한쪽 벽은 고객 나눔터로 장식해 다녀간 손님들의 명함을 빽빽이 붙여 놓았다. 이웃 커피 전문점도 소개하고 있다. 음식을 주문한 후 기다리는 동안 실내를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아기자기한 실내장식 솜씨에 주인 심재준'임장성 사장의 예능감이 느껴진다. 기본 상차림은 깔끔하다. 김치전과 먹기 좋게 썬 오이고추와 된장, 김치, 무 장아찌 등 단출하다. 국수와 잘 어울리는 반찬들이다.
◆눈으로 느끼는 맛! 입으로 보는 맛!
들깨 칼국수는 우선 눈으로 보는 맛이 있다. 진한 들깨 국물과 굵직한 면발 위에 깨소금과 김 가루를 살짝 뿌려 멋을 냈다. 들깨를 갈아 만든 걸쭉한 국물부터 한 입 맛본다. 들깨 특유의 구수함이 입안에 감돌면서 속이 편안해지는 등 건강에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면발은 굵직한 편이라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주문 즉시 면을 뽑아 금방 삶은 국수라 면발이 탱글탱글하고 쫄깃하다. 일단 한 입 맛보면 한 그릇 다 비울 때까지 다른 음식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매력 있다.
들깨 국수 전문점은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편이다. 그래서 이 집도 입소문으로 찾아온다. "여름에 콩국수 대신 시원한 들깨국수를 해도 좋을 것 같다"는 말에 심재준(46) 사장은 "들깨는 따뜻한 성질이라 따뜻한 국물과 어울려 겨울철에 즐기는 음식"이라고 말한다. 심 사장이 부추 비빔밥을 맛있게 비벼 맛보라고 권한다. 싱싱한 부추와 콩나물, 무나물, 홍당무 등 4, 5가지 나물과 새싹, 그리고 달걀 프라이를 얹었다. 그 위에 깨소금을 솔솔 뿌려 보기에도 군침이 돈다. 고추장을 듬뿍 넣어 쓱쓱 비비면 반지르르한 빛이 감도는 오색찬란한 비빔밥이 탄생한다.
홀트 대구종합사회복지관 김봉준 팀장은 "이 집은 역시 들깨 칼국수와 부추 비빔밥이 가장 인기 있는 메뉴"라며 "부추 등 모든 재료가 신선해 점심 때엔 늘 1순위로 손꼽히는 집"이라고 말한다. 특히 "퇴근 후 직원들과 한잔할 때 코다리 알 곤찜과 함께하면 그 특유의 맛에 빠져든다"며 코다리 알 곤찜을 추천한다. 박명희 사회복지사는 "들깨 칼국수를 먹을 때면 늘 고향 생각이 난다"며 "어릴 적 어머니가 국과 간식에다 들깨를 많이 넣어줘서 참 정겨운 음식"이라고 말한다.
황수정 복지사는 "평소 한식을 즐기는 편인데 면이 쫄깃하고 국물이 구수해서 좋고, 부추 비빔밥은 담백한 맛에 늘 즐기는 음식"이라고 말한다. 방문수 복지사는 모든 음식을 즐기는 음식 마니아다. "이 집 코다리 알 곤찜은 다른 식당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이라며 "부추와 함께 주는 삶은 콩나물은 아삭아삭하게 씹는 맛을 즐길 수 있어 음식 맛을 한층 감미롭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전문가 수준의 평가를 한다.
들깨 칼국수와 부추 비빔밥은 마치 짜장면과 짬뽕 같다. 들깨칼국수를 먹으면 비빔밥이 생각나고, 비빔밥을 주문하면 들깨 칼국수의 구수한 맛이 그리워진다. 포만감으로 기분이 좋아진 상태지만, 이 집 비장의 무기인 코다리 알 곤찜 맛을 봐야 한다. 매콤함과 쫄깃한 코다리의 식감이 어우러져 담백한 맛이다. 양념 속에 숨어있는 알과 곤의 맛이 일품이다. '들깨 사랑'은 단출한 메뉴지만, 어느 음식이나 감미로운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식사 후 바로 앞집 '커피 바람'에 들르는 것은 코스다. 독일 유학파 부부가 운영하는 커피집이라 명품 커피의 맛을 즐길 수 있어 커피마니아들이 즐겨 찾고 있다.
들깨 칼국수 6천원, 부추 비빔밥 6천원, 코다리 알찜(예약) 2만원(중)'3만원(대)이며, 수육(예약/2만원), 생굴무침회(1만5천원), 두부 구이(5천원) 등 별미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규모: 좌식 50석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일요일과 명절 연휴 휴무)
※브레이크 타임: 오후 3~5시
▷주차: 주변에 알아서
▷예약: 053)782-3210. 대구시 수성구 범어 1동 390-6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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