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올린 이월드, 시설 개선은 뒷짐

입력 2014-02-06 11:14:04

이월드(옛 우방랜드)가 입장권을 없애고 패키지권을 판매, 요금을 2배 이상 올리고도 시설관리에는 뒷짐을 져 이용객들의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안전점검 등을 이유로 놀이기구를 멈추는 날도 잦아 '배짱 영업'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이월드는 지난해 10월부터 입장만 가능한 입장권(성인기준 1만4천원)을 없앴다. 대신 입장부터 공연관람, 유로지움(전시실), 전망대, 스카이웨이(케이블카), 음료교환권 등이 포함된 '83플러스 패키지권'(2만9천원)을 팔고 있다. 2년여의 리모델링을 마친 83타워 문을 열면서 이같이 요금제를 바꿨다.

어린 자녀와 함께 이곳을 찾는 부모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이 패키지권을 살 수밖에 없다. 주부 김윤지(36) 씨는 "아이들 혼자 보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1만4천원을 주고 입장권을 사야 했는데, 이제는 훨씬 비싼 패키지권을 사야 해 난감하다"며 " 어린이 보호자격으로 들어가는데 2만9천원씩 받아 챙기는 것은 83타워 리모델링에 들인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기는 장삿속이다"고 했다.

자유이용권도 마찬가지. 놀이기구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은 예전엔 성인기준으로 2만8천원이었으나 요금이 변경된 후에는 83플러스 패키지까지 집어넣어 3만3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연간회원권 가격도 성인 1인 기준 12만원에서 15만원으로 25% 올렸다.

그럼에도 시설 개선엔 뒷짐이다. 안전점검을 이유로 들어 놀이기구가 멈추는 일이 많다. 더욱이 겨울에는 물놀이기구마저 운행하지 않아 비싼 돈을 주고 들어가도 정작 이용할 수 있는 놀이기구는 몇 개에 불과하다.

지난달 학생들을 데리고 이월드를 찾은 학원 원장 조유석(54) 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롤러코스터 등 놀이 기구 8대가 멈춰 있어 입장 1시간여 만에 나왔다"며 "3만원 안팎의 요금을 주고 들어간 게 아까워 회사 측에 환불을 요구했으나 1인당 5천원까지만 되돌려주겠다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이월드에 있는 놀이기구 28대는 상당수가 1995년 개장 당시 설치했던 것으로 그동안 이를 개'보수해 사용하면서 기구 운행정지가 잦았지만 신규기종 도입은 거의 없었다.

이월드 관계자는 "입장권이 패키지권으로 전환되면서 불가피하게 이용요금이 오르게 됐지만 충분한 검토 끝에 내린 결론이다"며 "안전점검 일정상 운행되지 못하는 놀이기구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신기종 도입 계획은 없다"고 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