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고 '제2 창학'…이사장·교장 새로 부임해 도약

입력 2014-02-04 07:10:57

농촌학교 평판 벗고 환골탈태

학생들이 다니고 싶어 하는 학교를 만든다는 기치 아래 달서고등학교가
학생들이 다니고 싶어 하는 학교를 만든다는 기치 아래 달서고등학교가 '제2 창학' 수준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달서고 전경. 달서고 제공

"학생들이 오고 싶어 하는 학교, 자부심을 갖고 다닐 수 있는 학교로 만들겠습니다."

대구 달서고등학교(달성군 하빈면)가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역민과 학부모들에게 그다지 신뢰를 받지 못했던 곳이지만 학교법인 이사장이 바뀌고 새 교장이 부임한 이후 겉과 속 모두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1975년 설립된 달서고는 하빈면에서 유일한 중등교육기관이다. 하지만 40여 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달서고에 대한 평판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농촌 지역에 있는 탓에 도심에 위치한 학교에 비해 학생 유치가 쉽지 않은데다 학교 분위기도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침체돼 있던 달서고가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지난해 3월 이순금 씨가 학교법인 이사장 자리에 오른 데 이어 대륜중'고교 교감과 교장을 역임한 박해문 씨가 교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다. 박 교장은 꾸준히 우수한 진학 실적을 올리고 있는 대륜고를 무리 없이 이끈 인물이다.

달서고는 우선 수업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 학교에 활기를 불어넣는 작업을 시작했다. 교실 수업 혁신을 위해 교사들이 분기별로 세미나를 열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좀 더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교사보다 학생 입장에서 수업의 수준을 조절한 것은 세미나의 결과물이다. 혁신과 발전을 원하는 기업들이 그러하듯 올해 상반기 중 학교 운영 전반에 걸쳐 외부 기관의 컨설팅도 받을 예정이다.

대학 입시에서 수시모집이 대세인 점을 고려해 입시전략팀도 구성했다. 입시전략팀은 각 학생의 희망 진로, 학생부와 수능 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진학지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학술 동아리 활동으로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다. 사회과학 연구반을 구성하고 과제연구(R&E) 프로그램을 가동, 지난달 말 개최된 제2회 대구경북 청소년 학술대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달서고가 변화를 꿈꾼다고 해서 공부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다양한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도록 골프, 방송 댄스, 뮤지컬, 애니메이션, 레크리에이션, 실용음악, 미용, 농구 등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학교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고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다.

시설 투자에도 손을 댄다. 달성군과 달서고 동창회, 대구시교육청 등과 힘을 모아 체육관과 기숙사를 신축할 계획이다.

달서고의 학교법인인 달성교육재단 이순금 이사장의 지론은 '선생님이 변해야 학생이 변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아이들이 높은 곳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낮은 곳에 떨어졌을 때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학교의 진정한 역할"이라며 "달서고가 활력이 넘치는 곳으로 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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