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프랑스 전통 샴페인 가업 잇는 입양아

입력 2014-02-04 07:21:01

KBS 1TV 다큐공감 '포도밭 두 형제' 4일 오후 10시 50분

하늘과 바람, 땅, 그리고 포도의 마을로 불리는 프랑스 북동부 샹파뉴 지역 오빌레 마을에는 포도밭을 운영하며 프랑스 전통 샴페인을 만드는 두 형제가 산다. 토마와 마티아스. 이 형제는 1888년부터 이어져 온 가업의 5번째 후계자다. 그런데 형제는 서로 얼굴도 성격도 닮지 않았고, 프랑스 사람인 아버지와 달리 동양인의 외모를 하고 있다.

토마의 또 다른 이름은 김영현, 마티아스는 은석이다. 둘 다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됐다. 20여 년 전 토마는 생후 3개월 만에 프랑스의 한 농가로 입양됐다. 아이가 없던 데뤼에 부부는 위탁모 품에서 자라던 핏덩이 남자아이를 받아들였고, 몇 년 후 토마보다 두 살 어린 남자아이를 한국의 한 고아원에서 입양했다. 데뤼에 가문에 입양된 토마와 마티아스는 먼 프랑스 땅에서 피붙이보다 가까운 형제의 인연을 맺었다. 말을 떼기도 전에 '톡' 쏘는 샴페인의 맛을 배웠고, 포도밭에서 걸음마를 뗐고, 유년시절부터 가문의 전통인 샴페인을 몸으로 또 정신으로 체득하며 자랐다. 고향인 한국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 대신 샴페인이 그들의 열정과 사랑의 대상이 됐다.

어느 날 형제는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그들이 만든 샴페인 '토마 킴 데뤼에'를 손에 들고서. 이 샴페인에는 많은 것이 녹아 있다. 미움, 원망, 이해, 그리고 그리움이다. 어른이 돼 다시 찾게 된 것들이고, 실은 마음속 깊이 사무치던 것들이다. "처음 한국에 발을 내디뎠을 때 '한국에 대해 알고 또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러면서 굉장히 안심이 됐어요." 토마와 마티아스는 이제 한국에서 김영현과 은석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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