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가 이어지는 설 명절은 각 영화배급사들이 가장 공들여 라인업을 선정하는 최고 성수기다. 영화 제작사와 배급사로써는 놓쳐서는 안 될 한 판 승부를 겨루는 시기이기도 하다. 올 설 명절, 2달째 독주를 이어왔던 '변호인'의 뒤를 이을 차기 강자의 자리는 누가 차지할까? 이번 명절 극장가는 뚜렷하게 돋보이는 킬러 콘텐츠를 점치기 어려운 가운데 여러 편의 한국영화들이 자웅을 겨루고 있는 형국이다. 또 멜로에서 코미디,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포진해 있다.
현재 스코어로 '변호인'의 빈자리를 차지한 것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이다. 원치 않는 마법을 가진 언니와 밝고 용감한 동생의 자매 애를 다뤘다. 환상적인 그림과 음악이 잘 어우러져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하는 이 영화는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관객들까지 충분히 사로잡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미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고의 성적을 낸 애니메이션 '넛잡: 땅콩도둑들'도 시선을 끈다. 겨울을 나고자 도시의 땅콩가게 습격에 나선 말썽꾸러기 다람쥐 설리와 친구들의 모험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실감 나는 그래픽과 귀여운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이에 맞서는 한국영화는 4편이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수상한 그녀'는 스무 살 꽃처녀의 몸으로 돌아간 욕쟁이 칠순 할매가 난생처음 누리게 된 빛나는 전성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심은경은 나문희가 빙의 된 듯 능청스럽고 뻔뻔스러움으로 일관하는 신들린 연기를 선보여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김현숙, 김슬기, B1A4 진영에 이르는 조연들의 활약도 눈여겨 볼 만 하다.
'피 끓는 청춘'은 1980년대 충청도를 배경으로 제작된 농촌 로맨스다. 의리의 여자 일진, 소녀 떼를 사로잡은 전설의 카사노바, 청순가련 종결자 서울 전학생 등 청춘의 운명을 뒤바꾼 드라마틱한 사건을 그렸다. 박보영과 이종석의 연기변신이 돋보인다.
'상남자' 황정민은 진한 멜로 '남자가 사랑할 때'로 돌아왔다. 가진 것 없고 미래도 없는 삼류인생을 살아가고 있던 한 남자에게 처음으로 사랑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다소 진부한 소재임에도 극을 이끌어가는 황정민의 연기는 빛난다.
'조선미녀삼총사'는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미녀 해결사 삼총사의 활약을 코믹하게 그렸다. 변장술과 무술의 귀재 만능검객 진옥 역을 맡은 하지원을 중심으로 강예원, 손가인이 출연하며 고창석이 이들의 스승으로 나온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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