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풍속도
설날 이틀 전, 아직 설 분위기가 실감 나지 않는다. 하지만 거리에는 고향으로 향하는 차량과 선물을 배달하는 택배 차가 줄을 잇는다. 신문과 방송에는 민속씨름대회 등 다채로운 설날 민속놀이 행사를 소개한다. 연휴 동안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여행준비에 마음이 들떠 있다. 내일은 까치설날이다.
◆설 준비 스케치
설 열흘 전인 지난주 화요일. 서문시장 상가마다 설빔과 선물 준비를 위해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특히 시장 정문에서 수백m 늘어선 건어물 거리에는 차례상 준비를 하러 온 사람들로 어깨가 부딪친다. 대형 건어물 상회인 '창영건어물 도매센타'의 대를 잇고 있는 김하은(30) 씨는 "지난 추석 때보다 전반적으로 건어물 가격이 내린 편이라 설 물가 걱정은 한결 덜 것"이라고 말했다. 가게 앞에 진열해 둔 어린이 주먹만 한 국산 밤이 탐스럽다. 밤과 대추는 추석 때보다 각각 2천원 내린 반 되에 5천원이다. 상주 곶감은 15~20개들이 한 봉지에 1만5천~1만8천원이다. 삼천포산 피문어는 한 마리에 2만원, 돌문어는 4만5천원이다. 황태 한 마리(대)는 1만원, 동해안산 마른오징어는 마리당 8천~1만원 선이다. 강정은 한 봉지 5천~7천원. 인기가 좋다.
설맞이 선물마련차 시장에 나온 서재윤(70·달성군 가창면)'정수연 씨 부부는 "설 선물용으로 품질 좋은 멸치 몇 상자를 샀다"며 "건어물 가격은 지난 추석 때와 비슷한 것 같다"며 예쁘게 포장하는 중이다.
2지구 지하 어물전으로 내려갔다. 손님으로 북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어물전마다 튼실한 돔배기와 문어, 큼지막한 대구와 명태가 싱싱함을 자랑한다. 3대째 어물전 가업을 잇고 있는 안동종합수산 김동섭(44) 사장은 "차례상의 필수품인 돔배기와 조기, 문어 등은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며 "단골손님은 가격이 오르기 전인 한 달 전부터 와서 차례용을 마련해 간다"고 설 대목장 분위기를 전한다. 어물 가격 동향에 대해서는 "설을 열흘 앞두고 평소보다 가격이 조금 오른 추세"라며 "차례상에 올릴 조기는 한 마리에 1만8천~2만원(대), 1만3천~1만5천원(중), 7천~8천원(소), 돔배기는 일주일 전보다 2천~3천원 정도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설 선물 고르기
지난해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복판에서 열린 '인사동 아리랑'이란 플래시몹 공연은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역시 우린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다. 명절이 되면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향하고, 평소 받은 사랑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아름다운 전통이다.
감사의 마음은 선물로 전한다. 마음에 딱 와 닿는 특별한 선물을 선택하기는 어렵다.
설 명절 열흘 앞두고 집집이 선물 마련에 나선다. 선물을 해야 하는 범위와 선물의 기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평범한 선물은 너무 식상해서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그렇다고 칭찬들을 만한 괜찮은 선물을 하고 싶은데 마음과는 달리 흡족한 선물을 선택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몇 달 전 결혼한 신혼주부 박미주(33·수성구 범물동 샘물어린이집 원장) 씨는 "결혼 후 처음 맞는 명절인데 시부모님과 친정 부모님, 가족과 친척들의 선물로 뭘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시아버님은 백화점에서 멋진 카디건을 준비했는데 시어머님은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주위에 여쭤보니 어르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물 1위는 현금이나 상품권이라고 하는데, 그건 너무 정이 없는 것 같아서 설엔 선물, 추석 땐 현금을 드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시댁은 물론 친정 부모님 선물도 챙겨야 한다. 다른 가족들도 모른 체할 수 없어 명절이 다가올수록 머리가 복잡해진다.
명절에 부모님들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현금'이나 '상품권'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2위는 '홍삼' '보약' 등 건강식품, 3위는 전통적인 한우와 사골 세트, 4위는 건강보조기구, 5위는 굴비 세트이다. 직장상사들이 즐기는 선물은 한우세트다. 그리고 홍삼 등 건강식품, 상품권, 굴비 세트, 주류 세트 등의 순이다. 직장인들은 현금과 상품권, 한우 세트를 가장 좋아하는 선물로 나타났다.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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