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임금 체불 '우울한 설'

입력 2014-01-29 11:05:10

구미 포항 등 근로자 한숨…글로벌 경기 침체 직격탄

"구미의 중소기업체에서 일을 하다 지난해 하반기 주문 물량 감소로 직장을 잃었습니다. 현재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데, 설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구미고용센터에서 만난 40대 초반 실업급여 수급자).

"회사 부도로 4개월째 월급을 못받고 있습니다. 네 식구가 어찌 살아갈지 막막합니다. 설날이 두렵습니다." (구미 인동동 김모(47) 씨)

제조업체가 밀집한 구미'포항지역 실업급여 신규수급자와 체불임금 근로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 구미고용센터에 따르면 구미'칠곡지역 실업급여 신규수급자는 2011년 1만144명, 2012년 1만238명, 지난해 9천705명이었고 올 들어서도 24일까지 1천52명의 신규 수급자가 나오는 등 인원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구미고용센터 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구미공단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주문 물량 감소로 조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실직 근로자들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구미'김천지역의 체불임금 근로자 수 및 체불액은 2011년 2천606명에 95억6천300만원, 2012년 2천488명'178억4천800만원, 지난해 2천177명'88억5천만원 등으로 매년 체불 근로자 숫자가 줄지 않고 있다.

포항'경주'영덕'울릉 등 경북 동부지역에서도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 동해안 지역에서 체불임금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근로자는 3천226명(155억5천7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 증가했다. 이는 철강경기 악화에 따른 소규모 기업들의 자금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 구미 및 포항지청은 "체불임금 청산을 위해 5인 이상 집단체불 발생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집중지도를 펼치고 있지만 영세기업들이 많아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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