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아고속해운 '복수노선 태클' 울릉주민 뿔났다

입력 2014-01-29 10:55:46

포항~울릉 여객노선을 단독 운항하는 대아고속해운이 후발 여객선사에 노선 면허를 내준 포항해양항만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본지 17일 자 8면 보도)한 것이 알려지면서 울릉도 주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노선의 여객선 복수 운항이 주민들의 숙원인데도 선발 주자인 대아고속해운이 자사 이익을 위해 복수 운항을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대아고속해운은 지난해 11월 포항해양항만청을 상대로 "태성해운에게 내준 울릉 저동항~포항항 여객선 운항 조건부 면허가 부당하다"는 내용의 면허취소청구소송을 대구지법에 제기했다. 여객선 운송면허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인 운송 수요를 판단하면서 성수기를 기준으로 해 여객 수요를 과도하게 인정했다는 것이 대아고속해운 측의 주장이다.

피소된 포항해양항만청은 물론 울릉 주민들도 복수 운항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포항해양항만청은 "최근 3년간 운송 수요를 근거로 엄정하게 운송 수요를 판단했고, 조건과 규정에 맞는다면 노선 허가를 내주는 것이 당연하다"며 "아울러 포항~울릉 노선은 독도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해양수산부의 고문 변호사와 협의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울릉 주민단체들도 "포항~울릉 간 여객선 복수 운항은 울릉도 주민들의 가장 큰 숙원인데, 다시 독점 운항으로 돌아가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 단체에 따르면 포항~울릉 간 뱃길이 독점 운영되면서 관광객이 하루 5천 명 이상 몰리는 성수기엔 주민들이 표를 구하지 못해 며칠씩 발이 묶이는 일이 매년 되풀이되고, 겨울이면 선박정비와 검사에 따른 1~2개월간의 휴항으로 생필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

지난해엔 모친 사망소식을 듣고도 표가 없어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경험을 갖고 있는 울릉도의 한 주민이 육지 병원에 가려고 아침 일찍 여객선터미널로 갔지만 표가 매진되자 화를 참지 못해 여객선터미널에 불을 지른 사건도 있었다.

울릉도의 한 주민은 "겨울철 승객이 없을 때는 기상이 나쁘지 않아도 툭하면 운항을 멈춰 주민들의 발을 묶는 경우가 많다"며 "대아고속은 그동안 포항~울릉 여객선표 전쟁이 벌어지는데도 추가 취항을 하지 않다가 다른 선사들이 잇따라 취항을 시도하자 이제 와서 다른 회사의 조건부면허에 딴지를 걸고 있으며, 이는 단독 운항을 유지하기 위한 억지 논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윤영철 울릉군 여객선대책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은 "울릉 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특정회사의 이익이나 경영논리보다는 주민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기본권을 보장받는 것"이라며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경쟁 체제 정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의 1심 판결은 6월쯤 나올 전망이다.

포항'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울릉'김도훈기자 h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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