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겨울' 지역 강수량 평년 76%

입력 2014-01-27 10:59:07

4월 영농까지 용수난, 운문댐 겨우 30%

대구경북에 메마른 겨울이 계속되면서 용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대구경북지역 강수량은 59.7㎜로 평년 강수량 78.5㎜의 76%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올 들어 20일까지 강수량은 5.5㎜로 평년의 19.2㎜에 비해 28.6%에 불과했다.

이달 4일과 8일 남쪽 해상을 지나던 저기압의 영향으로 대구경북 남부 일부 지역에 비가 왔지만 강수량은 미미했다. 20일에도 북서쪽에서 다가온 저기압의 영향으로 경북 내륙 일부 지역에 눈이 내렸지만 간신히 눈발이 날리는 정도였다. 반면 영남권을 제외한 전국 곳곳에서 최고 40㎝의 기습 폭설이 쏟아져 도로망이 마비되는 등 대란이 벌어졌다.

올겨울 강수량이 유난히 적은 이유는 대구경북에 비나 눈을 내리는 대기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 지역에 비나 눈이 내리려면 대륙성 고기압이 동해안으로 확장하거나 한반도 남쪽 해상으로 수증기를 머금은 저기압이 지나가야 한다. 그러나 올해는 겨울에 영향을 미치는 시베리아 기단의 세력이 강하지 않아 찬기운이 내려오지 못했고, 기압골도 한반도 남쪽에 형성되지 않았다.

겨울 가뭄이 계속되면서 대구경북 주요 댐과 저수지의 저수율도 평년에 비해 낮다.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지역 저수지 5천544곳의 평균 저수율은 73.1%로 지난해 같은 기간 83.2%에 비해 10%포인트나 낮은 상황이다. 경산 송림지(42.2%)와 의성 조성지(48.5%), 영덕 묘곡지(42%), 고령 덕곡지(23%) 등 저수율이 50%도 채 안 되는 저수지가 27곳이나 된다.

주요 댐 저수율도 지난해보다 크게 낮다. 22일 현재 안동댐 저수율은 43.2%, 임하댐은 32.6%로 지난해보다 각각 12.7%p, 16.8%p 낮다. 특히 운문댐의 경우 저수율 30.8%로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형편이다.

가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대구기상대는 다음 달까지 평년에 비해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영농기에 접어드는 4월까지 물 부족 예상 지역을 대상으로 용수 확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가뭄은 계속되고 있지만 농업 및 생활용수가 부족한 정도는 아니다"라며 "당분간 메마른 겨울이 이어질 것에 대비해 관정과 양수 장비를 점검하고 단계별 용수 급수 대책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