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이책!] 편의점 사회학

입력 2014-01-25 08:00:00

편의점 사회학/ 전상인 지음/ 민음사 펴냄

편의점을 알면 대한민국이 보인다? 24시간 편의점이 국내에 상륙한 지 올해로 25년. 1989년 세븐일레븐이 서울 올림픽선수촌점을 열면서 우리나라의 편의점 시대가 시작됐다. 2012년 기준 편의점 1개당 인구 수는 2천75명으로 대한민국은 편의점 최초 발상지 미국은 물론 편의점 최대 발흥지인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인구 대비 편의점 수가 지구 상에서 가장 많은 나라다. 상업시설뿐만 아니라 공공기관과 문화공간마저 흡수하며 만능 복합 생활 거점으로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속에서 이른바 갑을 관계, 골목 상권 이슈 등 이면을 드러내며 사회적 화두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편의점에 대한 사회학적 재발견 혹은 재인식을 강조하면서 편의점을 현대 한국 사회의 축도이자 도시 생활의 단면으로 간주한다.

편의점 이용 고객 현황을 보면 연령별로는 20대(31.6%)와 30대(26.0%)가 가장 많다. 주요 구매 상품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식사 대용 식품이 39.7%, 음료 19.0%, 담배 16.1%이고, 상품 종류별 매출 구성으로는 담배가 39.1%로 가장 높다. 저자는 이를 통해 오늘날 한국의 편의점이 20, 30대 젊은이들이 식사를 간단히 해결한 다음 담배나 술 등으로 자신의 처지를 위로하는 장소로 정착되어 간다고 분석한다.

이 책은 편의점이 사람들을 소비주의 사회에 길들이는 데 편리하고, 자본주의 세계 체제에 편입시키는 데 편리하며, 신자유주의 유목화 시대에 사람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데 편리하고, 사회 양극화 심화를 가리는 데 편리하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이는 과연 누구를 위한 편의이고, 무엇을 위한 편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216쪽, 1만6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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