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수필가 4인의 작품집이 한 출판사를 통해 잇달아 출간됐다. 김성한, 권동진, 이미영, 백승분 등 지역 출신 수필가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우리 지역의 산과 들과 동네를 배경으로, 삶에 대한 작은 깨달음을 저마다의 문체로 풀어냈다.
▷백승분 수필집 소리 길을 따라서/ 백승분 지음/ 수필미학사 펴냄
수필가 백승분은 사람의 상처를 보듬는 글을 쓸 줄 안다. 자신은 물론 가족과 이웃의 희로애락을 공유하며 티 나지 않게 마음의 손수건을 슬쩍 내민다. 독자들도 저자의 글을 읽으며 저마다 가진 상처에 대한 처방을 내리게 된다.
저자는 생경하면서도 고운 우리말로 글을 읽는 맛도 더할 줄 안다. 읽을수록 맛이 나는 우리말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도가 돋보인다.
에세이스트로 등단한 저자는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은상을 받았고, 대구문인협회'대구수필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쪽, 1만2천원.
▷김성한 수필집 잉걸불/ 김성한 지음/ 수필미학사 펴냄
잉걸불은 다 타지 않은 화력 좋은 장작불을 뜻한다. 책 제목이기도 한 수필 '잉걸불'에서 수필가 김성한은 어릴 적 산골 마을의 겨울날, 빨간 잉걸불에 구운 고구마를 건네주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잉걸불에서 갓 구워낸 고구마 맛 같은 삶으로 그랭이질(돌 모양에 맞춰 기둥 밑 부분을 다듬는 것) 할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자는 유년시절과 현재를 오가며 주변 사람들에게 건넸던 따스한 시선을 잉걸불, 돼지감자, 보리 까끄라기, 하릅송아지(나이가 한 살 된 송아지) 등 푸근한 추억의 주제어들로 풀어낸다.
2008년 월간 문학세계로 등단한 저자는 '우정이는 행복바이러스를 꿈꾼다' '민얼굴이 향내가 더 난다'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수필집을 펴냈다. 224쪽, 1만2천원.
▷이미영 수필집 행복은 말이야/ 이미영 지음/ 수필미학사 펴냄
수필가 이미영은 탄탄하고 개성적인 사유를 바탕으로 파격과 색다른 발상을 담아내는 글을 쓴다. '실크로드'에서는 길을 닮은 깊은 사유를, '귀, 귀, 귀'에서는 희곡 형식을 차용한 실험을, '달 항아리'에서는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통해 깨달은 새로운 미감을 보여준다. 또 책 제목이기도 한 '행복을 말이야'에서는 가슴의 소리를 소중히 여기며 매일 조금씩 행복해지고 싶다는 저자의 행복론도 엿볼 수 있다.
201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2012년 동리목월 신인상을 수상하고, 2014 젊은 수필 수필가로 선정된 저자의 첫 작품집이다. 224쪽, 1만2천원.
▷권동진 수필집 복 코의 반란/ 권동진 지음/ 수필미학사 펴냄
2008년 한국수필로 등단한 수필가 권동진의 첫 작품집이다. 저자는 "내게 수필은 가난이 가져다준 패배의식이 만든 원망과 증오의 응어리를 풀어내는 도구"라고 말한다. 채우지 못한 결핍과 갈증은 저자를 등산과 마라톤, 철인3종경기에 빠지게 하였고, 50대에는 수필의 바다에 푹 빠지게 한 동기였다.
저자는 현재 계간 수필미학 편집장, 대구수필가협회'달구벌수필문학회'책쓰기 포럼 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224쪽, 1만2천원.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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