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40·50대 가장 많다…대구경북 62.5%나 차지

입력 2014-01-24 10:32:37

이혼·실업 내몰린 중년층, 복지사각지대서 이중고

이달 20일 대구 달서구 한 임대아파트에서 송모(56)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혼 후 혼자 살던 그는 술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영양부족 및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쓸쓸하게 세상과 작별했다. 그의 동생이 형과 연락이 닿지 않아 찾아가 그의 집에는 3일 만에 처음으로 사람의 발길이 닿았다.

앞서 17일에는 김모(56) 씨가 자신의 집에서 숨져 있는 것을 사회복지공무원이 발견했다. 그 역시 혼자 살며 병을 앓고 있었으나, 돌보는 사람이 없었다. 이웃도 그의 죽음을 알지 못했다. 사회복지공무원이 달려갔을 땐 죽은 지 5일이 지난 뒤였다.

그날 같은 아파트에서 홀로 살아온 또 다른 사람도 세상을 떠났다. 56세 김모 씨로 밝혀진 그 역시 사회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혼자 쓸쓸히 지내다 아무도 모르게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최근에는 중년층으로 퍼지고 있다. 이혼과 실업으로 말미암은 가족해체가 늘면서 홀몸 중년층이 두터워지고 있으나 지방자치단체의 돌봄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린 게 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의 40세 이상 59세 미만 1인 가구(추계) 수는 2010년 6만2천452가구에서 2011년 6만5천966가구, 2012년 6만9천318가구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7만 가구(7만2천378가구)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들은 지자체나 지원센터 등이 돌보미를 파견해 관심을 집중하는 만 65세 이상 홀몸노인과 달리 어떤 지원이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임종마저 홀로 맞거나, 사망 소식조차 알리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런 고독사는 가족해체와 경제력 상실로 재활 의지를 잃은 홀몸 중년 남성에 집중되고 있다.

경북대 서진혁 씨의 '우리나라 고독사의 실태와 추이'를 주제로 한 석사 논문에 따르면 2008~2012년 5년 동안 대구경북에서 일어난 고독사 중에는 40, 50대가 62.5%로 가장 많았고, 남성이 7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홀몸 중년층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시작으로 이들을 고독사로 내몰지 않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북대 사회복지학과 김영화 교수는 "가부장적 사고가 강한 대구경북에선 가장의 역할과 부담이 커 중년 남성이 경제력을 잃으면 가족해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며 "이제부터라도 이혼과 경제력 상실 등을 개인의 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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