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통상임금 노사지도지침 Q&A
고용노동부는 26년 만에 통상임금 기준을 수정한 노사 지도 지침을 만들었다.
1988년 제정된 고용노동부 예규(통상임금 산정 지침)는 통상임금 요건으로 1임금지급기(1개월)를 규정하는 등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대로 유지돼 오다 지난해 12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상당 부분 효력을 잃었다.
23일 나온 지도 지침은 1임금지급기 요건을 폐지하고 대법원 판례대로 근속수당, 기술수당,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도록 했다.
그러나 논란이 된 소급 청구 불허 시점을 올 임협 전까지로 해석했고 재직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해 노동계가 반발하는 등 여전히 갈등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정기상여금도 특정 시점에 재직하는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면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봐야 하나.
▶대법원 판결은 임금 지급일이나 기타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기로 정해진 임금은 소정의 근로 대가로 볼 수 없으며 고정성이 결여돼 있다고 판단했다.
이 법리는 정기상여금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이달 8일 부산고법은 입사 1년 이상 근속해 지급기준일에 재직하고 있는 근로자에 한해 월 임금의 380%를 지급하는 상여금에 대해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신뢰 원칙이 적용되는 '이 판결 이후 합의' 문구는 판결 이후 새로 체결한 합의를 뜻하나.
▶'이 판결 이후'의 합의에는 신의칙이 적용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판결은 신의칙 적용 시 노사 양측의 신뢰 여부를 '합의 당시'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판결 취지를 감안할 때 노사는 임단협 등의 애초 노사가 합의한 기간을 기준으로 해 이 기간이 끝나기 전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여부를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
-신의칙이 적용되는 묵시적 합의 또는 근로 관행의 한 유형으로 취업규칙도 인정되나.
▶묵시적 합의나 근로 관행도 포함된다고 판결은 보고 있다. 의견 청취 또는 동의 과정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해 근로자들의 별다른 이의 제기가 없었다면 취업규칙도 신의칙이 적용되는 근로 관행의 한 유형이다.
-판결 이후 새로운 합의를 하는 때부터 신의칙 적용이 부정된다면 어느 시점에 묵시적 합의 또는 근로 관행이 새로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나.
▶이 판결 이후 임금협약 또는 사용자가 일반적으로 매년 하는 임금 조정 등 임금 조건을 변경한 때부터다. 판결 취지를 감안하면 바로 기존 합의의 신의칙이 부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가급적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노사 협의로 통상임금을 명확히 정비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정 임금 항목의 지급 요건에 특정 시점 재직 요건 등을 추가해 취업규칙을 바꾸면 불이익 변경으로 볼 수 있나.
▶그렇다. 통상임금에 해당하던 금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 이를 변경하려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통상임금 산입 범위 확대를 피하려고 포괄임금제를 활용하는 기업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기본 임금을 미리 정하지 않고 시간외 근로 등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으로 정하는 포괄임금제는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에 미달하면 무효가 된다. 임금 체계 개편을 피하려고 포괄임금제를 남용하는 사업장은 엄정하게 지도하겠다.
유광준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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