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설날 유감

입력 2014-01-24 07:55:03

곧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설이 다가온다. 조선 말기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를 보면 우리 민족은 설날에 서로 덕담(德談)을 나누며 한 해를 시작한다. 따뜻하고 복된 말들이 설날뿐 아니라 일상에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중국 역시 설날을 춘절(春節)이라 하여 가장 중요한 명절로 여기는데 우리나라와 같이 온 가족이 모여 며칠간 먹고 마시며 즐긴다. 특이한 풍습으로 대문에 복(福)자를 거꾸로 붙이는데 이는 거꾸로 붙이는 자체가 복이 들어온다고 믿기 때문이라 한다. 우리가 복조리를 방에다 걸어놓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곧 다가올 설날은 이처럼 많은 이들이 새로운 한 해를 희망과 복(福)을 소망하면서 시작하는 때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난 몇 년을 되돌아보면 설날의 희망은 수많은 사건'사고로 얼룩져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통계상 설 명절 기간 전국 평균 화재는 1일 134건, 인명피해 6명으로 평상시보다 11% 증가했고, 교통사고는 1일 408건 발생, 8명이 사망하여 평소보다 8.7% 더 많이 발생했다. 또한, 산악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로 인한 구조처리 건수는 하루 평균 214건, 구급처리건수 역시 2천313건으로 집계될 만큼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원인을 살펴보면 화재의 경우 가스불 확인 부주의 또는 전열제품 관리 소홀이었으며, 교통사고의 경우 졸음운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장기간 외출 시 가스불과 전열제품을 꼭 확인하여 화재 요소를 제거하고, 귀향하는 길에 자주 차에서 내려 스트레칭으로 졸음운전을 예방해야 한다. 덧붙여 음식을 많이 준비하는 명절 특성상 식중독으로 인한 응급상황도 자주 발생하니 음식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설 명절을 대비하여 대구소방안전본부에서도 전통시장 등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예찰활동을 강화, 귀향객들의 편의를 위해 주요 역, 터미널 등에 119구급대를 전진배치하고, 고속도로에는 소방헬기로 특별순찰활동을 실시한다. 또한 119구급상황관리센터를 확대하여 응급상황 시 119구급대와 의료지도사 간 직접의료지도는 물론 병'의원 및 약국 안내, 질병 상담까지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24시간 운영할 계획이다.

무릇 유교에서는 '지명사상'(知命思想) 즉, 생명의 소중함을 가장 첫 번째로 두고 이를 강조했다. 그럼에도 빠르고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오늘날은 안전에 대해 무감각해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든다. 올 한 해 우리 시민들 역시 평소 소홀하기 쉬운 안전의식을 준수하여 매경한고발청향(梅經寒苦發淸香'매화는 추위의 고통을 이겨내야 맑은 향기를 풍긴다)이란 말처럼 힘든 생활 속에 행복이라는 향기를 늘 맡았으면 한다.

다가오는 설 연휴, 우리 소방공무원은 항상 시민들의 곁에서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시민의 안전지킴이'라는 기본을 잊지 않고 마부작침(馬斧作針'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 어려운 일도 참고 노력하면 언젠가 성공한다)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민들 모두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라며, 따뜻한 마음과 밝은 웃음이 가득한 삶 속에 안전을 위한 실천, 희망찬 한 해의 시작이 오늘이길 기원한다.

오대희 대구소방안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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