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똑 닮은 아들을 바라보는 마음은 흐뭇함 그 자체였습니다.
함께 목욕탕에 가고 목말을 태워주고 내 입속에 든 것을 꺼내 먹어도 아무렇지 않았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머리가 굵어지고 사춘기를 지나면서 아들과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져 가기만 했습니다.
아빠보다는 친구가 더 좋고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으니, 대화를 나누고 함께 운동을 한다는 것은 아주 먼 나라 얘기가 되어버린 듯했습니다.
더군다나 고등학생이 되니 아침 일찍 학교에 가면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오는 터라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아들과 새해 첫날에 함께 갓바위에 올랐습니다.
새벽 일찍 집을 나서며 일어날 수 있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온몸에 묻은 잠을 툴툴 털어내며 군소리 않고 일어나 따라나서는 모습에 내심 흐뭇했습니다. 좀 불편해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버스를 타고 갔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곯아떨어지는 모습에 조금은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새해 벽두라 갓바위는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너무 많은 사람의 북적거림으로 108배는 하지 못했지만 아들과 함께 새해 첫날을 시작했다는 뿌듯함으로 가슴 한쪽이 꽉 찼습니다.
허리춤에나 닿을까 말까 하던 키가 어느새 훌쩍 자라 아빠보다 훨씬 큰 키로 성큼성큼 내려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김인식(대구 남구 명덕로)
◆'우리 가족 이야기' 코너에 '나의 결혼이야기'도 함께 싣고자 합니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랑스럽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 결혼 과정과 결혼 후의 재미난 사연을 기다립니다.
◆지난주 선정되신 분은 이문학(봉화군 봉화읍) 님입니다.
◆응모요령
▷지상 백일장:시·시조·수필·일기 등. 수필·일기는 200자 원고지 4, 5장 분량.
▷우리 가족 이야기:원고지 4, 5장 분량. 사진 포함.
▷보내실 곳: weekend@msnet.co.kr 또는 대구시 중구 서성로 20(700-715) 매일신문사 독자카페 담당자 앞. 문의 053)251-1784. ※2014년부터는 새로운 도로명주소로 기재해 주십시오. '우리 가족 이야기'에 선정되신 분과 '지상 백일장' 코너 중 1명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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