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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무는 냇가
반백 년 지나서 찾아가니
마른 풀잎만 찬바람에 서걱댄다
까까머리 용이는 헤엄치고
단발머리 숙이가 놀던 모래밭
찔레나무 연한 가지
까만 보리 똥 주워 먹었다
저기 산 밑에 모래밭
시꺼먼 재와 타다 만 장작개비
귀신 나온다 소리치면
혼비백산 도망쳤던 소꿉동무들
아련한 추억
마른 풀잎으로 남아
휑한 가슴 부여안고
먹먹함을 달랜다
홍봉식(김천시 부곡 중앙7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