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내가 양보받을 차례" 안철수 발언에…

입력 2014-01-21 10:38:33

朴시장 "시민에 도움된다면…" "더 좋은 후보 내야지" 불쾌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양보받을 차례' 발언이 정치권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안 의원은 20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등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두고 "2011년 서울시장 선거, 2012년 대선에서 후보직을 양보했다. 이번에는 우리가 양보받을 차례 아닌가"라고 말했다. 마치 아랫사람에게 양보한 듯한 뉘앙스여서 민주당이 불편해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안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라고 부연하고 나섰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을 해서 답을 했던 것이고 아무것도 없이 그냥 그 말 그대로 한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언론이 앞뒤 문맥을 잘랐다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안 의원 측에선 야권 단일화 이야기가 자꾸 거론되는 것을 두고 "이번에는 안 의원이 양보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그렇게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안 의원에 대해 한마디 했다. 박 시장은 이날 문화방송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꾸 언론에서 이간시키려고 여러 가지 노력을 많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시정에 전념했고 시민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어 왔다고 생각하지만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제가 백번이라도 양보해야 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선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는 계산과 이익에 따라 만났던 사이는 아니라고 본다"며 "안 의원과 10년 넘게 인연을 맺고 있고 어떻게 하면 사회가 나아지고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과정에서 힘을 모았다. 그런 신뢰는 아직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안 의원의 발언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진 않았지만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광주 방문 중 안 의원의 발언을 확인하고는 "더 좋은 후보를 내서 새누리당을 이겨야 한다는 뜻 아니겠는가"라고만 밝혔다. 하지만 몇몇 의원들은 대선 후보 단일화지 양보가 아니라며 강한 톤으로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의원은 박 시장을 겨냥해 "박 시장은 민주당원인데 당과 당으로서 얘기해야지 개인 대 개인으로 (안 의원과 양보 이야기를) 할 수 있는가. 이것만 봐도 정치적 감각이 없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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