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 먹통…유출 확인도 불가능 해 고객들 울화통
고객 정보가 유출된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 3사 회원들은 20일 오전 피해 정도를 알아보려고 카드사 홈페이지와 고객센터로 접촉을 시도했으나 접속불가'지연 등으로 또 한 번 울화통이 치밀었다.
이들 카드사 회원들은 전화가 안 돼 온종일 전화시도로 시간을 낭비한 것에 불만을 터뜨리며 인터넷이나 전화가 폭주할 것임을 알고도 준비에 나서지 않은 카드사의 미숙한 대처를 질타했다.
유'무선 불통에 직접 해당 은행'카드사로 달려간 사람들로 인해 이날 은행 지점 등에는 문을 열자마자 유출사실을 확인하려는 회원과 카드 해지에 나선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보이스피싱까지 기승을 부려 피해사례도 접수되고 있다.
3사의 카드를 모두 사용하고 있는 장모(31) 씨는 개인정보 유출을 확인하느라 지난 주말과 휴일을 써버렸다. 장 씨는 인터넷 운영체제 인터넷 익스플로러 11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버전을 통해서는 유출 정보를 확인할 수 없어 운영체제를 낮은 버전으로 다시 설치하고, 여기에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느라 컴퓨터를 몇 번이나 껐다 켜기를 반복했다. 그는 "확인해보니 정말 얼굴 빼고는 신상정보가 다 빠져나갔더라"며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도 화가 나는데 확인조차 쉽지 않아서 상당히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이모(33'여) 씨는 "20일 오전에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확인하려고 해당 카드사에 접속했지만 암호화 인증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 등 한참을 기다렸지만 접속이 느려 포기했다"며 "콜센터에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전 상담원이 통화 중입니다'라는 말만 10여 분 동안 반복해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했다.
KB국민카드 회원 박모(48) 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정보유출 확인을 위해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하려 했으나 접속이 되지 않아 카드 뒷면에 적힌 분실신고 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라는 안내방송에 발만 동동 굴렀다.
개인정보유출을 확인하기 위해 또다시 입력해야 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어떡하나 불안해하는 회원도 많았다.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어렵게 국민카드 인터넷에 접속해 이름, 주민번호, 이메일 주소, 휴대전화, 집'직장 전화번호, 카드결제계좌, 결제일 등 8개 항목의 유출 사실을 확인한 정모(24'여) 씨는 "확인절차를 위해 다시 이름, 주민번호, 핸드폰 번호, 핸드폰 인증번호까지 요구받았다"며 "혹시 이를 알려줬다가 또다시 개인정보가 유출, 피해를 보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 망설이게 됐다"고 했다.
보이스피싱, 스팸문자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김모(31'여) 씨는 17일 오후 검찰청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걸려 950만원의 피해를 봤다며 국민은행으로 향했다. 그는 "검찰청에서 전화가 와 금융정보가 유출돼 내 명의로 대포통장이 돌았다"며 "사건번호를 알려준 뒤 금감원 사이트에 접속할 것을 권유해 따라 했더니 피싱사이트로 연결돼 피해를 봤다"고 했다.
농협체크카드를 쓰고 있는 최모(26'여) 씨는 "문자나 메일로 개인정보 관련 정보를 받은 게 없다"며 "직접 확인한 결과 집'휴대전호, 거래내역, 주민번호, 주소 등이 유출됐고 이후 평소에는 오지 않던 스팸문자가 서너 통 와 불안하다"고 했다.
교통카드와 연계된 카드를 쓰는 회원들도, "○○○○원이 결제됐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범죄 악용 유무를 따지려 은행에 확인 중이라고 했다.
국민은행과 농협엔 평소보다 3, 4배 많은 회원들이 아침부터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다. 은행 관계자는 "평소 3일 정도 걸리는 카드 재발급이 지금은 일주일 이상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사회1부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