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범일 시장 3선 불출마 선언, 변화 기폭제

입력 2014-01-17 11:25:59

'3선 연임'을 반대하는 여론이 70%를 넘는 가운데 무풍지대로 불렸던 대구'경북에도 6'4 지방선거에 새 바람이 불게 됐다. 김범일 대구시장이 17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3선 불출마' 결단을 내렸다. 끊임없이 시민단체들로부터 '3선 불가' 압박을 받은 데 이어 야당인 민주당으로부터도 '불출마 선언'을 종용받은 김 시장이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용단을 내린 데 대해 환영한다. 그리고 그동안의 수고에 대해 감사한다. 지금까지 차기 대구시장에 뜻을 표한 후보자 가운데 높은 지지를 받던 김 시장이 3선 출마를 포기함으로써 지역민들은 대구의 새 시대를 이끌 새로운 대구시장을 찾을 기회를 갖게 됐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3선 불출마'는 전국적인 관심사이자 대세로 자리 잡았으나 대구'경북만은 예외였다. 이미 지난해 8월 염홍철 대전시장이 일찌감치 3선을 포기했고, 김완주 전북지사도 올 초 3선 불출마에 동참했다. 이들은 자리를 비켜줌으로써 대전과 전북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는 밀알이 될 것을 천명, 호응을 받았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3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모두 '단체장 8년이면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국민들도 대체로 '지방선거 3선은 과하다'는 입장에 서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주호영 위원장은 올 초 단체장을 제대로 하면 1번만(4년) 해도 진이 빠지고, 2번(8년) 하면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수 있으며, 3선 출마는 그동안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는 평가를 내렸다. 연초 전국 각 신문사의 여론조사를 보면 절대다수의 국민이 3선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의 '3선 포기'는 대구'경북 다른 단체장에게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확실한 3선 의지를 갖고 있더라도 탁월한 공을 인정받지 못하면 3번째 공천장을 쉽게 줘서는 안 된다. 또 김범일 대구시장의 3선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대구시민은 여러 가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그동안 대구가 상승세를 탔는지, 하락세였는지 분석해 보고 이번에는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켜 대구를 도약시킬 적임자를 반드시 가려내야 한다. 그래야 대구가 변화에 앞서가는 경쟁력 있는 도시, 문화와 일자리가 있는 행복한 도시,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활기찬 도시로 환골탈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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