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골격의 구조로 본 삼라만상의 원리

입력 2014-01-17 07:41:35

인체에서 뼈의 갯수는 몇 개일까. 206개의 뼈가 우리 몸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정답이다. 이 가운데에 단 하나의 뼈라도 이상이 발생하면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제각각 영역에서 제대로 지켜줄 때 고통 없이 일상의 삶을 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가끔 몸이 우주라는 말을 듣게 된다. 우주는 각각의 별들이 제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제 나름의 활동과 역할을 함으로써 존재가치를 발휘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 몸도 뼈처럼 항상 그 자리에서 움직임의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이 알든 모르든 상관하지 않고 수행하고 있다. 사회질서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필자는 뼈를 관찰하고 치료하면서 발가락의 작은 뼈 한 마디라도 이상이 생기면 모든 삶의 생활패턴이 일시에 정지되거나 깁스나 혹은 수술을 한 상태에서 불편한 일상을 꾸려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불편함이 발생했을 때는 이미 뒤늦을 때가 왕왕 발생한다. 극소수이지만 몸의 일부를 없애거나 또는 그 기능을 못하게 하는 지경에 처했을 땐 참담하기 그지없다. 부패 정도가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됐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이다.

사회기능도 마찬가지다. 정상적이라고 비쳐졌던 다양한 집단군들이 썩어가고 있는데도 버려두는 바람에 최악의 수술상황을 맞이하게 된다는 점이다. 결국 부상을 당하고 골절을 당할 수 있는 도로나 문턱의 높이만을 지적할 것이 아니라 내 몸이 이 같은 환경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신발을 조이거나 중심을 잘 잡을 수 있는 건강한 골격을 유지하는 노력도 매우 중요한 덕목일 수 있다. 먼저 자신의 골격조직을 점검하고 건강 여부를 진단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돼야만 한다는 교훈을 던져준다.

정당한 목소리나 외침은 누구든 귀를 열고 경청한다. 가정에서 가장이 모범된 생활습관을 지니고 아이들을 훈계할 땐 아이들이 크게 거부감을 가지지 않고 가장의 질타를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가장이 평소 생활습관이 가족들에게 모범적이지 못하고 행패수준이였다면 오랜만에 훈계랍시고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일갈을 한다고 설득력이 있을 리 만무하다.

환자를 진료하거나 수술하고 병원장실에 잠시 쉴 틈을 가지게 될 때 갑작스레 적막감이 감돌 때가 생기곤 한다. 소리 한 점 없는 막힌 공간인 까닭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 순간 나의 진여를 만나는 경험을 간혹 갖게 된다. 종교에서 수행자들이 겪는 느낌이 이런 것이 아닐까. 개별적인 몸의 우주(환자)를 하루 수차례 열고(수술) 나면 갑자기 필자는 우주의 탁월한 수색대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제 영역을 참되게 지키면서 벗어나지 않는 우주의 원리를 필자의 작은 방에서 오늘도 열심히 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우병철 365정형외과병원 병원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