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도전 한국 부품, 영천 통해야 '품질 보증' 날개
항공전자 부품은 최신 전투기 기능의 80%, 가격의 절반을 차지한다. 정부가 2010년 1월 발표한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0년 항공 부품과 유지'보수'정비(MRO) 부문의 세계 시장규모는 3천500억달러로 전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0년 국내 항공산업 매출 목표를 200억달러로 설정했다.
전문가들은 항공전자 부품 및 MRO 부문을 육성하지 않을 경우 2020년 항공산업 매출 200억달러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항공전자 부품의 판매 및 수출을 위해서는 항공 선진국 수준의 신뢰성을 갖춰야 하며 시험평가 및 인증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는 아직 항공전자 부품의 시험평가 통합 전문기관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경북도와 영천시는 항공전자 부품의 비행안전성 평가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를 건립한다.
◆중소 항공업체 시험장비 구입 어려워
항공전자 분야는 대부분 첨단 핵심 전략 기술로 항공 선진국에서 기술 이전을 제한하고 있다. 해외 항공기 제작사가 항공전자 부품 규격과 정비 절차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중소 항공업체는 기술 개발과 시험평가를 독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IT 기술의 발달로 항공전자 부품의 업그레이드 기간도 평균 18개월로 단축됐다.
그러나 중소 항공업체가 독자 기술 및 시험장비를 갖추기는 쉽지 않다. 항공전자 부품 및 시스템 시험장비가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을 호가하기 때문이다.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가 지난해 4월 항공전자 관련 11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의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험장비 이용료가 고가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이 63%(73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차원에서 항공전자 분야의 첨단기술 확보 및 부품 신뢰성 평가체계 구축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는 항공전자 부품의 시험평가, 연구개발(R&D), 제품화 지원, MRO 서비스 활성화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상우 경상대 겸임교수는 "보잉이나 록히드마틴 등 해외 항공사들은 자체 시험평가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국내 처음으로 영천에 조성되는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는 항공기업들의 항공전자 부품 개발 및 제품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험평가 장비 20종 도입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는 영천시 녹전동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 인근에 들어선다. 사업비 370억원을 투입해 부지 1만2천431㎡에 연면적 3천865㎡ 규모의 센터 및 장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오는 7월 착공해 2016년까지 조성할 계획.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건립사업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에서 주관하며 (사)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경북도, 영천시 등이 참여한다. 이를 위해 경북도와 영천시는 지난해 6월 영천시 녹전동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에서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구축사업을 주관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항공전자시스템기술센터를 개소했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에는 국제 기준에 맞는 전문 시험평가실 5곳이 들어선다. 항공전자 온'습도 시험평가실과 충격'충돌 시험평가실, 전원'전력 시험평가실, 통신 시험평가실, MRO 자동점검 시험평가실 등이다. 항공전자 부품 시험평가 장비는 연차적으로 20여 종이 도입된다. 항공전자 온'습도 시험평가실에는 열충격 시험챔버, 온도'고도'진동 복합 시험장비, 항온'항습 챔버, 온'습도 염수분무 복합 시험장비 등을 갖출 예정이다. 항공전자 충격'충돌 시험평가실은 진동'충격 시험장비, 가속도 시험장비, 폭발성 대기 시험장비 등을 구비할 계획이다. 항공전자 전원'전력 시험평가실에는 방수'방진 시험장비, 유체내성 시험장비, 모래'먼지 시험장비, 균류(곰팡이) 시험장비, 전자파 시험챔버 등이 마련된다. 항공전자 통신 시험평가실에는 전자기 적합성 시험용 측정장비, 간접 낙뢰 시험장비, 정전기 방전 시험장비, 일광내성 시험장비, 내화'인화성 시험장비 등을 갖추게 된다. MRO 자동점검 시험평가실에는 보잉 계열의 항공전자 자동점검 장비 및 소프트웨어를 구축할 계획이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는 항공전자 부품 국제인증 및 표준화 기반도 마련할 예정이다. 민항기 부문의 환경 검증과 소프트웨어 검증, 복합전자 하드웨어 검증, 군용기 부문의 환경인증, 전자전기인증 등 항공전자 국제인증 규격 가이드 5개를 개발해 보급한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참여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구축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도 참여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는 항공전자 장비와 부품의 시장규모 및 기술 현황을 분석한 뒤 항공전자산업 발전 전략을 세우고 국가 지원 방안과 기업 참여 방안을 모색한다.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 및 완제기 개발'도입 사업 등 현재 추진 중인 항공 관련 국가정책과의 연계방안도 수립할 계획. 항공전자 장비와 부품의 국내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기업과 수요자의 협력체계도 구축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는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한항공, 삼성테크윈㈜ 등 항공우주 기업 49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이 협회는 국내외 항공우주산업 동향 분석과 항공산업 정책 수립,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개최, 항공우주 부품 기술개발사업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시험평가 기술을 지원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이다. 제품의 성능 및 안전성에 대한 품질인증, 환경측정기기 검사 및 오염물질 분석, 산업현장 측정표준 유지 지원, 시험평가 기반 구축 및 현장애로기술 지원 등을 통해 제조기업의 기술수준과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항공전자 부품 시험평가 및 인증과 관련된 지원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항공부품 낙뢰시험 절차 교육과 항공전자 소프트웨어 인증 및 하드웨어 인증 절차 교육 등 항공전자 부품 시험평가와 인증 관련 전문인력도 양성하게 된다. 항공전자 부품의 적합성 검증(환경,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수행 절차를 수립한다. 시험평가 및 검증과 관련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대구경북 광역연계 협력사업도 진행
대구시와 경북도는 항공전자 부품 및 MRO 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구경북의 첨단 전자부품 기술을 활용해 국내 항공전자 부품 및 MRO 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지원과 인증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을 수행한다. 이 사업에는 지난해 8월부터 2015년 4월까지 국비와 시'도비, 민자 등 34억원이 투입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사업을 주관하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재)대구기계부품연구원(DMI)이 함께 참여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항공전자 부품의 기능 개선을 위한 애로기술 지원과 시제품 제작 지원, 항공전자 모듈성 부품 국산화 제작 지원 등을 담당한다. 또 항공전자 부품 수요자와 공급자의 상생 협력을 위한 포럼을 개최하고 실무형 전문인력 양성 지원사업도 진행할 방침이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은 항공 기계부품과 관련 기업의 애로기술 및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항공전자'기계부품의 신뢰성 및 규격 인증을 지원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항공전자 부품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 임베디드 시스템 시제품 제작,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시스템 신뢰성 시험 등을 지원해 항공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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