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물질하는 사람들에겐 꿈의 지역이다. 그 아름다운 하늘과 물빛, 그리고 풍광을 보면 반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우리나라 바닷가에 해녀가 없는 지역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들의 말을 자세히 들어 보면 강원도에서도, 전라도에서도, 충청도에서도 제주도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에서도, 충청남도 태안에서도, 강원도 속초에서도 해녀들을 만나면 그들의 고향은 제주도이며 상당히 알아듣기 어려운 제주도 방언들을 쏟아낸다. 왜 그럴까? 대개 그들은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나 육지의 먼 고장으로 물질하러 와서 정착한 경우가 많다. 필자의 어머니도 열두 살 때부터 물질을 했다. 어려웠던 시절, 물질을 하고 살아온 그들의 애환이야 어찌 구구절절 다 이야기하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에도 일본의 '아마'(일본 해녀)로 할지, 한국의 '해녀'로 할지에 대해 논란 중이다. 스포츠에서 목숨을 거는 한'일전만큼이나 치열하다. '김치' '기무치' 전쟁에 이어 '해녀' '아마'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풍광이 세계적인 만큼 환상적인 물질 포인트(스쿠버다이빙 명소)도 즐비하다. 제주는 세계적인 낚시터로도 유명한데 물질터도 그에 못지않다. 낚시터로 잘 알려진 '관탈도'가 있다. 대관탈도와 소관탈도가 있는데, 세계 어느 유명 포인트에도 뒤지지 않는다. 조선시대 고관대작이 제주로 유배를 가게 되면 혹 임금님이 도중에 다시 불러 주지 않을까 하여 관을 쓰고 일주일가량 뱃길을 가다 관탈도에 이르면 '아, 제주에 다 왔구나' 여기고 관을 벗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제주도와 추자도 사이에 관탈도가 있고 관탈도와 제주 본도 사이에는 중뢰라고 하는 수중 암초가 있다. 관탈도나 중뢰는 세계적 초특급 포인트이기는 하나 물질 실력 또한 대단히 뛰어나야 물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위험도가 높은 곳이다. 물속 시계(視界)는 뛰어나나 강한 조류와 깊은 수심으로 높은 수준의 실력을 요구한다.
이외에도 제주도에는 특급 물질터가 많다. 추자도 절명여를 비롯한 포인트와 형제섬과 송악산의 무지막지한 연산호, 마라도'가파도'차귀도'지귀도, 서귀포권의 범섬'새섬'숲섬'문섬 등.
해녀의 이름이 물질터의 이름이 된 '금데기여'가 있다. 이것은 '카더라'라고 해야 할지 전설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설화라고 해야 할지 여하튼 이런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금덕이라고 불리는 해녀가 물질을 하러 갔는데, 그날따라 조류와 바람 때문에 먼바다까지 떠내려갔다고 한다. 망망대해까지 떠내려가 어떻게 돌아가나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금덕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지치고 지쳐 막 세상의 끈을 놓으려는 순간, 발끝에 뭔가 닿는 것이 있었다. 이 덕분에 금덕이는 몇 시간 만에 지나가는 배에 의해 구조되었다. 그 후 그곳을 다시 찾았으나 물속 발을 디딘 흔적을 찾지 못하였다는 이야기다. 또 하나는 전복과 소라 등 해산물을 많이 잡아 다시 그곳을 찾으려 하였으나 찾지 못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오고 있다.
'여'라고 불리는 지명은 해수면에는 돌출되어 보이지 않지만 해수면 밑에 섬처럼 튀어나온 지형을 말한다. 금데기여의 주변은 수심 60~70m 정도 되는데 금데기여의 가장 얕은 곳은 17m 정도로 스킨다이빙이나 스쿠버다이빙을 하기에 적당하며 해녀들도 작업이 가능한 수심이다. 금데기여는 서귀포시 표선의 남서쪽 해상으로 2㎞가량 떨어져 있는 수중여이다. 제주의 명물질터답게 다양한 어류와 아름다운 연산호, 해조류가 즐비하다.
고경영(보온씨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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