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에 나오는 복맑은탕…"속이 확~ 풀리네"
술꾼들의 아침은 괴롭다. 술이 사람을 먹었던 어젯밤 객기도 잠시, 머리는 무겁고 속은 허하고 몸은 물먹은 솜이다. 목젖을 따끈하게 적셔줄 술국 한 그릇이 생각날 때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리는 음식은 역시 복국이다. 잘못 먹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복국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를 쓰고 찾는 것은 그만큼 복국이 시원하고도 담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술꾼들은 복어를 '최고의 속풀이 음식'으로 꼽는다.
대구 수성구 들안길에 있는 '센복국'음식점은 다양한 복요리를 맛볼 수 있는 집이다. 김갑동 사장은 "복어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숙취 해소용으로도 그만이어서 찾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복어도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직접 가져와 신선도가 좋다고 했다.
이 집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복샤브양념구이와 복불고기, 튀김과 복껍집회, 그리고 복맑은탕(매운탕)으로 이어지는 코스 요리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가득한 푸짐한 상차림도 다른 곳에선 찾아보기 힘든 큰 장점이다. 중간급인 '복코스'를 시켰다.
먼저 복껍질회와 튀김이 나왔다. 특히 향긋한 미나리와 어울린 복껍질회는 '새콤달콤'한 게 입맛을 사정없이 자극한다. ㈜범어투어 김윤영 이사는 "야들야들하고 쫄깃쫄깃한 게 식감이 좋고 새콤하고 상큼한 맛에 입맛이 절로 살아난다"며 "특히 복어의 껍질은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 미용에도 좋아 잘 먹는다"고 했다.
두툼하게 살을 발라 튀김옷을 입혀 갓 튀겨낸 복 튀김은 간장에 콕 찍어 입에 넣으면 '바스락' 씹히는 소리와 함께 담백하고 고소한 복어의 부드러운 살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든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 때문에 특히 아이들과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다음 복샤브양념구이. 무쇠그릇에 육수와 함께 주위에 미나리와 버섯, 부추, 숙주, 청경채 등 채소가 한가득이다. 복어는 마늘로 밑간을 한 철갑복어다. 야들야들한 하얀 속살이 일품이다. 참기름을 두르고 굽는다. 참기름 향기가 식욕을 자극한다. 김성주 씨는 "예천 참기름이라 풍미가 여느 참기름과는 다르다. 자꾸 젓가락이 간다. 국물 역시 숙취에 그만"이라고 했다. 이향숙 씨는 "참기름에 구운 복어라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다"고 했다.
복불고기는 두툼한 복어살과 특별한 소스로 버무린 콩나물과 미나리, 부추, 버섯 등 갖은 야채를 커다란 그릇에 익혀 먹는데, 아삭아삭한 콩나물과 부드러운 복어살이 입안에서 섞이면서 환상적인 맛을 낸다.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도 불고기는 잘 먹는다. 이향숙 씨는 "불고기를 먹고 남은 국물에 꼭 밥을 볶아 먹는다"고 했다. 이 씨는 들기름이 들어가 더 고소하다고 했다. 불고기 속에 떡국용 가래떡이 들어 있다. 김 사장은 "음식이 익는 동안 기다리지 못하는 손님을 위해 넣기 시작했는데, 떡을 더 넣어 달라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복맑은탕은 복어뼈와 야채로 푹 우려낸 진한 육수에 신선한 복어, 미나리, 콩나물 등을 넣고 끓여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김윤영 이사는 "어제 마신 술이 확 풀린다"며 "역시 술국엔 복맑은탕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큰 냄비에 나오는 여느 곳과 달리 뚝배기에 나오는 것이 특이하다. 김 사장은 "다 먹을 때까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했다"고 했다. 김 사장은 또 "대구 사람들은 고춧가루를 넣어야 속이 풀린다며 맑은탕 대신 매운탕을 찾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뜨끈뜨끈한' 진한 국물 한 그릇을 들이켜고 나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서 속이 확 풀린다. 맑은탕은 볶음밥과 찰떡궁합이다. 끓이면 끓일수록 진하게 우러나는 개운한 국물이 복어요리의 끝을 장식한다.
이향숙 씨는 "가족이나 동창회 등 모임을 주로 이곳에서 한다. 껍질은 쫄깃하고 튀김은 바삭바삭하고 느끼하지 않다. 샤브는 복어의 진짜 맛을 즐길 수 있어 자주 찾는다. 맛과 친절, 그리고 깔끔한 분위기까지 삼박자를 골고루 갖춘 음식점"이라고 칭찬했다.
센복국은 24시간 영업한다. 특히 오전 6~9시 속풀이 복국을 50%(1만원짜리를 5천원) 할인해준다.
김 사장은 "재료도 최고 좋은 것으로 쓰고 착한 가격으로 손님을 모시고 있다"고 했다.
코스 요리(센코스 1인 5만원, 복코스 3만5천원, 국코스 2만5천원), 복국(맑은탕, 지리) 1만원, 밀복국 1만5천원, 참복국 2만5천원, 복두부 9천원, 복불고기 1만5천원, 복수육 5만원.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규모: 200석(좌석 150석, 입석 50석)
▷주차장: 30여 대
▷영업시간: 24시간(추석'설 휴무)
▷예약: 053)765-4200. 대구 수성구 두산동 152-8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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