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미술계 수장은?

입력 2014-01-16 07:22:49

내달 16일 회장단 선출

제20대 대구미술협회 회장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박병구 현 회장과 이점찬 경일대 교수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운동 기간 단축 등 달라진 선거 관련 규정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다음 달 16일 판가름

회장단 선출을 위한 정기총회는 다음 달 16일 열릴 예정이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표명한 사람은 박병구(54'서양화) 현 회장과 이점찬(53'공예) 경일대 교수 등 2명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연임을 노리는 현 박병구 회장에게 이점찬 교수가 도전하는 형식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박 회장은 그동안 선거와 관련해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선거 한 달을 앞두고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히며 연임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박 회장은 "지난 3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발전적인 협회를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앞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협회를 건설하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 또 회원들을 위한 사업도 강화하겠다. 이를 위해 유럽 등으로 해외 교류 사업을 확대해 회원들의 작품이 해외에 널리 소개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출마의 변을 밝혔다.

박 회장에 비해 이 교수는 지난해 이미 출마 의사를 표명하고 일찌감치 이름 알리기에 나선 상태다. 이 교수는 "과거 대구는 한국미술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위상이 많이 추락한 상태다. 대구의 영광을 재현하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 출마하게 됐다. 기회가 주어지면 어려운 지역 미술계를 위해 즐거운 일을 많이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선거운동 기간 단축 주요 변수

이번 선거는 선거 관련 정관을 개정한 뒤 처음으로 치러지는 것이어서 달라진 선거 환경이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선거운동 기간이 한 달에서 10일로 단축된 것이다. 또 회장 임기도 3년에서 4년으로 늘어났다.

대구미술협회는 선거운동 기간이 길어 회원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과열 양상을 띠는 것은 물론 선거 후유증까지 우려됨에 따라 이런 문제점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2012년 정관을 개정해 선거운동 기간을 줄였다. 또 회장 임기는 한국미술협회장 임기와 지역 협회장 임기를 맞추는 차원에서 조정됐다. 통상 선거운동 기간이 짧을수록 새로 도전하는 인물의 경우 자신을 알리는 시간이 부족해 불리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짧아진 선거운동 기간이 이번 선거에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이번 선거에서 눈 여겨 볼 또 다른 점은 공예분과에서 회화분과 출신 현직 회장을 이길 수 있느냐 여부다. 현재 대구미술협회 회원은 1천970여 명이다. 이 가운데 공예분과 회원은 200여 명에 불과하다. 반면 서양화를 비롯한 회화분과 회원은 1천여 명으로 숫자 면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다. 그렇다 보니 그동안 회장은 회화분과에서 많이 배출됐다. 학연과 지연 등으로 얽힌 지역 미술계 특성상 선거를 하면 어쩔 수 없이 분과별로 합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회장과 이 교수는 모두 분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은 "계층간, 세대간 융합을 이뤄낼 수 있기 때문에 두루 두루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 교수는 "식견 있는 지식인들인 만큼 변화와 발전을 위해 혈연, 지연 등에 얽매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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