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생가서 다지는 영호남 화합

입력 2014-01-15 10:14:01

與 경북의원 DJ 생가 방문…3월엔 호남의원들 구미로

고(故) 박정희,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이 영'호남 국회의원들을 하나로 묶었다.

새누리당 경북지역 의원 11명은 15일 오전 전라남도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 이는 지난해 말 발족한 새누리당 경북지역 의원과 민주당 전남지역 의원 모임인 '동서화합포럼'에서 마련한 행사다. 이 모임은 대치 정국이 극한을 치닫던 지난해 말 양당이 각자의 '텃밭'에서부터 화합의 흐름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발족했다.

이날 경북지역 의원은 이병석 국회 부의장을 비롯해 최경환 원내대표와 김태환 국회 안전행정위원장, 장윤석 국회 윤리특위위원장, 이철우 경북도당위원장, 정희수'강석호'이한성'심학봉'박명재'김종태 의원 등이 참여했다. 민주당에서는 전남지역 의원인 박지원'이낙연'김성곤'주승용'배기운'김영록'이윤석'황주홍'김승남 의원 등이 동행했다.

이 모임을 처음 제안한 이철우 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은 "대한민국이 압축성장을 하며 생긴 여러 갈등 중 영호남 간 지역갈등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문제다. 이를 정치 현장부터 풀자는 취지"라면서 "계속되는 대치 정국 속에서 깊어가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양당의 텃밭인 전라남도와 경상북도에서부터 변화를 일으켜 갈등을 해결하고, 화합의 물꼬를 트자는 의미에서 양 지역 전직 대통령의 생가 방문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윤석 전남도당위원장은 "우리가 시작한 작은 모임부터 지역 갈등에서 벗어나 화합의 물꼬를 텄으면 좋겠다"면서 "작년 대치 정국에서 보듯, 언제나 소통할 수 있는 길이 필요한데 우리가 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이들 영호남 의원들은 하의도 김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 기념식수와 기념석 제막 등 공식 행사를 열고, 김 전 대통령의 상징물로 여겨지고 있는 큰바위얼굴, 농민운동기념관 등을 둘러봤다. 오후에는 전남 목포시에 있는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도 방문한다.

정치권에선 이들 영'호남 의원들의 행보를 두고 의미 있는 정치권의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최경환, 박지원 의원 등 양당의 핵심 중진의원들은 물론 국회 상임위원장부터 간사까지 대거 화합의 무대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새누리당, 민주당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경북과 전남지역 의원들이 만나 전 대통령 생가를 교차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정치적 의미가 있는 데다, 참여하는 의원들의 면면이 화려하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화합이라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난해 강대강으로 극에 달했던 서로에 대한 불신의 벽이 조금은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들 의원은 3월 구미에 있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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