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대 혁신위, 미래 먹거리 개발의 전진기지 되라

입력 2014-01-14 11:20:00

미래창조과학부는 14일 학계'연구계'산업계'편드투자'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 미래부'교육부'산업부 실장급 20여 명으로 구성된 '공과대학 혁신위원회'(위원장 이준식 서울대 연구부총장)를 출범시켰다. 공대를 지금처럼 둬서는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 수 없다는 현실적 위기 의식과 공대를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지난 10년간 한국은 국가 논문 순위가 14위에서 10위로, SCI 학술지 논문 발표는 약 3만 건이나 늘었다. 그러나 공대 교수들이 산업 응용 또는 실질적 경제 효과 창출의 실용적 연구보다는 이론 위주의 연구에 치중하고 있다. 자연히 공대와 산업계의 협력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국내 대학 가운데 기술료 수입을 가장 많이 올린 한양대(42억 원)마저 미국 노스웨스턴대(2천77억 원)의 약 2%에 그쳤다. 학계가 산업계와 겉돌고 있다.

대학이나 연구자에 대한 지원을 SCI 논문 숫자 등 양적 지표에 집중하고 있는 점에 대한 개선책도 찾아야 한다. 공대 교수들은 승진이나 정년 보장을 위해 SCI급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데 사활을 건다. 이 과정에서 저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국가가 수조 원씩 투입한 R&D 정보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SCI급 논문 게재 여부는 미국과 유럽의 교수들로 이뤄진 편집자들이 결정짓는데, 이 편집자들은 논문 심사 과정에서 상당히 면밀한 실험 내용과 데이터를 요구한다. 최고급 논문일수록 더 정교한 결과를 요구한다. 이들 SCI급 논문 편집자들은 자국 글로벌 기업과 탄탄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가 R&D 정보가 SCI급 논문 게재 과정에서 새는 것을 막으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히든 챔피언을 길러낸 독일의 프라운호퍼연구소 사례를 참고해서 해결책을 찾아도 된다. 프라운호퍼연구소는 독일 전역에 66개의 연구소와 2만 2천여 명의 연구원을 보유하고, 각 대학과 산학연 협업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이 필요로 하는 과제를 수도 없이 개발해 내고 있다.

기술과 아이디어의 창조적 결합과 서비스 개발이 핵심인 창조경제시대에 공대 혁신위가 이에 걸맞은 인력을 배출하고, 연구 풍토의 모순을 제거해 내어 다시 한 번 국가 먹거리 개발의 전진기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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