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재단 회원들 모여 봉하막걸리·순대 등 판매
대구 중구 계산동에 특별한 주막이 차려졌다. 이곳 주막은 노란색 바람개비, 노란색 슬리퍼, 노란색 전등, 노란색 앞치마 등 주막 곳곳이 노란색으로 채워져 있다. 주메뉴인 막걸리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유기농 햅쌀로 만들어졌다. 안주도 봉하마을에서 생산된 순대, 쌀 등을 이용해 만들고 있다. 이곳은 노무현재단 대구지역 회원들 중심으로 만들어진 협동조합 '다문'이 운영하는 '바보주막'이다.
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영화 '변호인'의 인기에 힘입어 대구 '바보주막'이 덩달아 대박을 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바보주막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 쌀로 만든 막걸리를 판매하는 곳이다. 가게 이름인 '바보'는 노 전 대통령의 별명에서 따왔다.
정치색이 강한 지역 특성상 '손님이 없을 것'이라는 처음 우려와 달리 바보주막은 요즘 70석이 매일 꽉 찰 만큼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루 평균 100여 명이 주막을 찾고 있으며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손님도 허다하다. 주말에는 예약이 줄을 잇고 서울, 울산, 광주 등에서 오는 외지손님도 있다. 하루 최대 보유량이 200병인 봉하막걸리는 없어서 못 팔 정도. 당연히 매출은 처음 개업했을 때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바보주막이 유명해진 배경에는 지난달 개봉한 영화 '변호인'이 있다. 영화는 1981년 부산에서 일어난 '부림사건' 변호를 맡았던 노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소재로 한다. 바보주막에 따르면 손님의 80% 이상은 영화 배경과 동시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40, 50대. 영화 속 인물들과 비슷한 시대적 고민을 겪었던 관객들의 발길이 주막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주부 김영은(56'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남편과 인근에서 영화를 보고 막걸리 한잔을 기울이며 옛 시절을 곱씹고 싶어 주막을 찾았다"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주막에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직장인 조구래(44'대구 북구 침산동) 씨는 "지인의 소개로 바보주막에 왔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심이 생겨 변호인을 보게 됐다"며 "힘들 때 주막을 찾아오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져 자주 오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관객을 주막 손님으로 이끄는 마케팅 전략도 바보주막의 인기 비결 중 하나다. 바보주막은 '변호인' 영화를 본 뒤 일주일 안으로 영화표를 가져오면 막걸리 한 병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2일 현재 대구지역 '변호인' 관객 수는 49만을 넘어서고 있다. 이헌태 바보주막 대표는 "영화 변호인이 전국 관객 천만을 돌파한 다음날 모든 테이블에 막걸리 한 병을 무료로 제공할 것이다"며 "바보주막에서 나온 수입은 장학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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