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 오히려 부작용 불러"
지난해 대구경북지역 화폐 환수율이 뚝 떨어졌다. 특히 5만원권 환수율이 큰 폭으로 감소해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지역 화폐 발행액은 3조6천720억원, 환수액은 2조3천609억원으로 환수율(환수액/발행액)은 64.3%에 그쳤다. 이는 2012년 환수율(77.8%)에 비해 13.5%포인트(p) 하락한 것이며 지난해 전국 평균 환수율(72.9%)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5만원권 환수율이 급감했다. 대구경북지역 5만원권 환수율은 2012년 48.2%에서 지난해 25.4%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5만원권의 경우 2009년 첫 발행된 이후 2010년 30.3%에서 2011년 44%, 2012년 48.2%로 환수율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지난해 환수율이 크게 떨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지난달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현금 보유 성향이 강한 농촌지역이 많고 자금의 역외 유출도 많은 지역 경제구조 특성상 5만원권 환수율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5만원권 회수율이 낮은 이유로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세원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도리어 현금거래 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자산가들이 현금 형태로 재산을 보유하거나 이전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도 "5만원권이 회수되지 않는 것은 증여세 회피 의도를 지닌 사람들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과도한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이 오히려 반발을 일으키고 부작용을 낳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대구경북지역 동전 환수율은 14.4%로 전년(27.3%)에 비해 12.9%p 하락했다. 시중 유통 물량이 부족한 10원화의 경우 지난해 지역에서 3억7천만원이 발행됐지만 환수는 2천만원에 그쳐 환수율이 5.4%에 불과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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