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모집인' 올해 안에 사라진다

입력 2014-01-08 10:22:11

불완전판매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대출모집인'이 연내에 사라진다.

금융감독당국은 대출모집인에 대한 수수료 지급에 따른 금리인상을 막고 각 금융기관의 책임경영(불완전판매 방지) 강화를 위해 시중은행에 대출모집인을 축소 또는 폐지하며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시중은행 역시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정부 방침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분위기여서 연내 대출모집인제도가 사실상 폐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대출모집인 의존도가 높은 지방은행과 외국계은행의 대출모집인을 축소 또는 폐지하고 내부 유휴 인력을 활용해 대출업무를 시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앞서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10월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을 전격 중단했으며 하나은행도 대출모집인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형 시중은행은 대출모집인을 대부분 정리했으며 연내 대출모집인 의존도가 가장 큰 지방은행과 외국계은행에서도 가시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대출모집인' 정리에 나선 이유는 대출금리가 높아지고 불완전판매가 기승을 부릴 뿐만 아니라 고객정보유출사고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현재 은행 신용대출 모집인 수수료는 한국씨티은행이 2.74%, 한국SC은행 1.98%, 전북은행 1.24%, 경남은행 1.17% 수준이다. 수수료는 고스란히 고객의 대출 금리에 전가된다. 2012년 상반기 중 대출모집 수수료 지급액은 총 3천억원(3천122억원)을 넘었다.

아울러 금융기관과 고객 사이에 자영업자인 '대출모집인'이 개입하면서 은행의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대출모집인을 통한 개인정보유출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금융당국의 주문에 시중은행들도 호응하는 분위기다. 한국SC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용대출 연체율이 높다는 판단 아래 올해 대출모집인을 활용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대출 모집인 조직을 아예 자사 은행으로 흡수했다. 대출모집인 인력도 지난해 9월 1천300여명에서 현재 1천여명 수준으로 줄었다.

금융당국은 올해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 저축은행, 캐피탈, 대부업 등의 대출모집인을 불건전 영업을 집중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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