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2014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지역의 인사들은 씁쓸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정수성 국회의원의 강경 발언 때문이었다. 정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경주 지역의 최대 이슈였던 한수원 본사 조기이전 유보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정 의원은 "조기이전 장소로 거론된 서라벌대학교는 300여 명의 인원이 최소 6개월에 불과한 기간을 사용하기 위해 지나친 인적'물적 자원이 투입되고 시간적으로도 어려웠다"며 "국회의원과 시장, 시의회 의장, 한수원 사장이 미래의 경주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고뇌에 찬 결심을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정 의원은 "이 시간 이후부터 한수원 본사 이전과 관련해 서라벌대학을 언급하는 사람은 경주를 망치는 사람이다. 앞으로 조기이전 운운하는 (지방선거 출마 예정) 후보자들은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신년인사회의 분위기는 일순 찬물을 끼얹은 듯 냉기가 감돌았다. 이 자리에는 경주시장과 경찰서장, 교육장, 시의원, 지역 상공인 등 지역을 대표하는 인사 400여 명이 참석한 상태였다.
정 의원의 강경 발언에 참석자들은 "시민들을 자신의 부하로 아느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수군거렸다. 일부 인사가 정 의원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려 하자 주최 측이 서둘러 마이크 전원을 끄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정 의원의 발언은 적절치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수원 조기 이전 문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역량 있는 국회의원으로서 한수원과 노조 측을 설득하고 경주시민들의 여론을 모아 정부를 압박해 조기이전을 성사시켰어야 했다는 것. 그동안 이전 문제를 방치하다가 연말이 되어서야 본인이 주선한 4자회담을 통해 '없던 일'로 만들어 놓고 애먼 사람을 탓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시의원은 "국회 등 중앙정치 무대에서는 모습조차 찾아볼 수 없더니 경주에서는 자신의 실기까지 남 탓으로 넘기는 '안방 장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역민과 소통하는 국회의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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