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똑똑해지는 2014 스마트 세상

'대구 쿵쿵따' '구미 쿵쿵따'.
2015년 1월 1일. 미혼인 김미정(가명'40) 씨. 새해 벽두부터 끝말잇기 놀이에 열중하고 있다. 상대는 손목에 찬 스마트폰. 남들처럼 해돋이 구경을 간 것도 아니고 딱히 만날 남자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외롭지 않다. 스마트폰이 김 씨의 말벗이 되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김 씨에게 개인 비서이자 친구이다. 대구 북구에 사는 그는 수성구에 있는 사무실까지 출퇴근을 한다. 30여 분이 걸리지만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출근시간이라도 얼마든지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버스에 올라탄 김 씨는 가장 먼저 키워드별로 관심 뉴스를 모아보는 스크랩 앱을 연다. 홍보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 씨는 회사의 대외적 이미지 관리와 함께 관련업계 소식과 주요 동향 등을 살펴본다.
갑자기 홍보 아이디어가 번뜩인다. 팀원들을 모아 회의를 열고 아이디어를 프레젠테이션하는 대신 김 씨가 손에 든 것은 스마트폰이다. 곧바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만든 웹 페이지로 들어간다. 이 웹 페이지는 김 씨와 동료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짜고 공유하고 평가하는 공간이다. 가상의 공간에서 회의가 시작된다. 동료들의 조언으로 김 씨의 아이디어는 곧바로 새 프로젝트가 된다.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김 씨는 스마트폰으로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확인한다. 어떤 재료가 남아 있고,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인지 확인한다.
◆사람의 마음까지 알아서
진화하는 스마트폰이 바꿔놓을 가까운 미래 풍경이다.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이미 많은 부분이 현실화됐다. 아침마다 스마트폰 모닝콜로 잠을 깨고 스마트폰 날씨앱으로 기상을 체크한다. 버스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버스앱으로 버스가 몇 시에 승강장에 도착하는지 알아보고 그 시간에 맞춰서 나가면 된다. 버스에서 이메일을 확인하고 메신저로 친구들과 대화도 나눈다. 필요하면 쇼핑도 한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특히 올해는 스마트폰이 진화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스마트폰 분실 우려가 사라졌다. 입는 스마트폰이 본격 등장한다. 지난해 손목에 차는 스마트 시계가 나온 데 이어 올해는 안경 등으로 착용 부위가 확대된다.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스마트 손목시계 갤럭시 기어는 입는 스마트 기기의 대중화 시대를 활짝 열었다. 스마트 안경인 구글 글라스도 올 들어 본격 보급된다. 애플도 올해 아이워치라는 이름의 스마트 손목시계를 내놓을 전망이다.
이들 첨단장비는 인간친화적이다. 기존 기능 외에도 맥박이나 피부 온도, 운동량 등을 측정하는 건강관리 기능도 장착하고 있다. 팬택이 롱텀에볼루션(LTE)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한 베가 시크릿 노트를 지난해 출시한 데 이어 애플도 아이폰5s에 지문인식 기능을 넣으면서 생체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삼성전자도 홍채인식 기능 관련 특허를 최근 출원했고, 애플도 얼굴인식 특허를 등록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스마트폰까지 등장한다. 말 한마디로 검색도 되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적재적소에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제공한다. 지하철에 들어가면 해당 역의 지하철 도착 시각을 자동으로 찾아서 알려주고, 극장 옆을 지나가면 현재 상영 중인 영화를 찾아서 보여준다. 심지어 사용자와 끝말잇기 게임도 가능하다. 구글코리아나 네이버 등은 이 같은 프로그램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공장 김상수 홍보담당은 "입는 스마트폰은 배터리와 발열 문제가 과제로 남아 있다. 또 디자인이 다소 투박하다는 점도 약점이다. 그러나 올해 안으로 배터리와 발열 문제를 해결하거나 혁신적인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관련기기도 진화 거듭
스마트폰을 지원'보조해주는 관련 기기들도 속속 등장했다. 스마트폰을 더 똑똑하게 만들어주는 스마트 커버를 비롯해 별도의 장치 없이 케이스만으로 소리를 증폭시켜 주는 제품이 나오는가 하면 에어백과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능을 장착한 케이스도 등장했다. 이미 팬택은 올해 '사운드 케이스'를 선보인다. 사운드 케이스는 스피커가 탑재된 케이스 형태로 스마트폰에 장착하기만 하면 바로 생생한 음질을 들려준다. 접촉하는 물체에 따라 음량과 음색이 달라진다. 양동이, 유리잔 등 공명할 수 있는 물체와 접촉시킬 경우 효과가 극대화된다. 특히 종이 상자와 접촉시킬 경우 효과가 배가 된다.
에어백을 장착한 스마트폰 케이스도 등장한다. 자동차업체로 유명한 혼다가 만든 이 장치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릴 경우 0.2초 만에 에어백이 동작, 휴대폰을 안전하게 보호해준다. 조만간 상용화될 예정이다. 무선충전 스마트폰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고 렌즈 카메라 등 스마트폰과 결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소형 멀티미디어 기기들도 속속 등장했다. 추운 날씨에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방한용 장갑도 인기다. 대구백화점 등 지역에서도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간 결합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애플과 독일 지멘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스마트폰으로 가전제품을 제어'관리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퀄컴 코리아 이정훈 과장은 "스마트폰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PC는 물론 TV 등 가전제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아울러 관련 제품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