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금융지주사들 순이익 '급감'

입력 2014-01-03 14:43:36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순이익이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각 금융지주사들이 새해 재기의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되면서 예대마진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한계기업이 속출하면서 부실채권도 크게 증가하고 있어 올해 전망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지난해 4대(신한·KB·하나·우리) 금융그룹 순이익 합계는 5조329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2년에 비해서 30.9%(약 2조4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유일하게 2조원 이상 순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전년보다 18.5% 줄었든 추정치다. 3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분기당 5000억원 이상 순이익을 냈으나 4분기에는 4300억원 정도 순익을 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과거와 같은 여신 위주의 운용만이 아니라 투융자복합상품, 다양한 대체투자 방안 등 보다 넓은 관점에서 고객자산과 보유자산의 운용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지난해 전년보다 21.2% 감소한 1조3484억원 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4분기에 유가증권 손실과 부실채권을 처리하면서 순이익이 1000억원을 밑돌았었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전통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소매금융분야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여 경영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며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비은행 분야에 대한 인수·합병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2012년에 비해 31.7% 줄어든 1조원 정도의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가계'와 '기업' 여신 양 쪽의 시너지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행동분석 등을 통해 고객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며 "업권의 경계를 뛰어넘는 금융서비스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순이익이 전년의 반 토막 이하로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7800억원 선으로 전년 대비 56.6%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비이자이익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우리가 지금껏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던 미개척 분야에서 신규 수익원을 적극 발굴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조선·건설사 부실에 저금리까지 겹치면서 순이익이 급감했다"며 "순이자마진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이익 감소 폭이 다소 개선될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선 지난해처럼 다시 한계기업이 속출해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작년 이상으로 순이익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광준기자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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