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장사 모은 돈 꾸준히 기부…매달 나오는 예금 이자로 이웃 도와
"나눔을 하느님의 뜻으로 알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갈 겁니다."
강말연(66'여'대구 중구 남산동) 씨는 평생 모은 돈을 종잣돈 삼아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강 씨는 매달 돌아오는 정기예금의 이자를 받아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강 씨는 매달 6만~10만원의 돈을 은행에서 인출해 대구 중구 남산동에 있는 남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이나 또 다른 어려운 이웃들에게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강 씨는 2007년 10년 가까이 해 오던 채소 장사를 그만둔 뒤 지금까지 뚜렷한 직업이 없으며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도 아니다. 강 씨의 기부 재원은 예금이자에서 나오고 있다. 강 씨는 젊었을 때 대구시내 전통시장에서 소금이나 채소를 팔아 돈을 벌었다. 단돈 몇만원으로 시작한 장사는 점점 잘돼 현재 남산동에 있는 낡은 한옥집을 사고도 번 돈의 일부가 남았다. 강 씨는 이 돈을 1년 또는 2년짜리 정기예금에 매달 만기가 돌아오도록 쪼개서 넣은 뒤 그 이자를 받아 기부를 하는 것이다. 강 씨는 "옛날에 이자가 높을 때는 10만원 이상씩 기부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이자가 적어서 기부할 수 있는 돈이 얼마 없어 아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강 씨가 기부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강 씨의 친정어머니 때문이다. 강 씨의 친정어머니는 항상 강 씨에게 "내가 돈이 많으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마구 뿌려주고 가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강 씨의 친정어머니가 20년 전 돌아가시자 강 씨는 어머니의 말씀을 실천하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적십자 봉사단에 나가 봉사활동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 조금씩 나눔의 삶에 빠져들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적십자병원에 입원한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병원 뒤편에 있는 남산장애인종합복지관이 눈에 들어와 주머니에 있던 돈 3만원을 "기부하겠다"고 내놓고 돌아서면서 꾸준히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작게나마 꾸준히 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예금이자로 기부하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현재 별다른 수입이 없는 강 씨는 식사의 경우 무료급식과 같이 자원봉사활동 후 남은 음식을 싸 온 것으로 해결한다. 강 씨는 "전기, 수도, 전화요금 모두 5천원 안팎으로 나오기 때문에 돈 쓸 데가 별로 없다"며 "예금 이자 나올 때 이 부분만 해결하고 나머지는 모두 기부금으로 쓴다"고 말했다. 간혹 하나뿐인 아들이 "용돈 하시라"며 주는 5만~10만원의 돈도 기부하는 데 쓴다.
강 씨는 지난해 12월 반월당역 인근의 한 자선냄비에 5만원을 기부하는 것으로 2013년의 기부계획을 모두 완료했다. 강 씨는 새해는 물론이고 자신이 죽는 날까지 기부를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강 씨는 "하느님이 병원 한 번 안 가도 될 정도로 건강한 신체를 주신 걸 축복으로 여기고 계속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강 씨는 한때 노숙자였지만 현재는 자립했을 뿐만 아니라 수입의 일부분을 기부와 봉사활동에도 쓰고 있는 엄태길(72) 씨를 다음 나눔릴레이 대상자로 추천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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