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 스포츠 행사가 치러진 해에 흥행에 재미를 보지 못했던 프로야구가 올 시즌엔 해묵은 징크스를 떨쳐낼 수 있을까.
갑오년 새해가 밝았지만 프로야구 흥행 전선엔 먹구름이 가득 끼어 있다.
외국인 선수 보유확대로 외국인 타자가 다시 등장, 흥밋거리가 보태졌지만, 번번이 프로야구 흥행에 발목을 잡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올해 열리는 데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리그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어느 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국내 프로야구가 흥밋거리를 보태지 못한다면 팬 관심 분산으로 2년 연속 관중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역대 관중 추이를 볼 때 한번 고개를 숙인 관중그래프는 좀처럼 상승곡선을 그리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마저 관중수가 줄어든다면 당분간 정체기가 불가피해 프로야구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는 2012년 역대 최다인 715만6천157명을 야구장으로 불러모으며 처음으로 700만 관중 시대를 열었으나 지난해에는 큰 폭의 감소로 이어졌다. 2012년 정점을 찍은 관중수는 지난해 새롭게 9구단 체제를 도입, 전체 경기수가 늘었음에도 총 관중은 644만1천945명에 그쳐 전년 대비 11.1%나 관중수가 줄었다. 2006년(304만254명)에 이어 7년 만의 감소였다.
그래프를 돌려세울 반전이 필요하지만, 주변 여건은 녹록지 않다.
올해처럼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동시에 열린 해에 프로야구 관중수는 전년에 비해 줄어드는 경향을 보여왔다.
1993년 443만7천149명의 총 관중을 끌어들였던 프로야구는 1994년(미국 월드컵'일본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는 5.8% 감소한 419만4천428명에 그쳤다. 1997년 390만2천966명이었던 관중도 1998년(프랑스'태국 방콕) 263만9천119명으로 무려 47.9%가 줄었다. 2001년 299만1천64명으로 조금이나마 회복세를 보였던 프로야구 인기는 그러나 2002년(한국과 일본'부산) 239만4천570명으로 24.9%가 하락했다.
2006년(독일'카타르 도하)에도 304만254명으로 전년도 338만7천843명보다 11.4%로 관중 하락세를 보였다. 월드컵'아시안게임이 열렸던 해에 관중 증가는 2010년(남아공'중국 광저우) 단 한 차례뿐이다. 그러나 그해 총 관중수는 592만8천626명으로 전년도 592만5천285명보다 조금 늘었지만 프로야구 열기가 뜨거웠던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하의 수치.
더욱이 올해는 해외파들의 활약에 팬들의 관심이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리그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대활약을 펼친 류현진과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리며 둥지를 옮긴 추신수, 여기에다 국내 최고마무리 오승환의 일본진출, 이대호의 이적 등으로 팬들의 이목이 벌써 해외야구로 향하고 있다.
2대 스포츠 빅 이벤트로 분산된 팬들의 관심을 어떻게 돌려세우느냐, 또 수준 높은 경기에 눈높이가 맞춰진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느냐는 700만 관중 시대의 복귀를 노리는 올 프로야구가 풀어야 할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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