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재 경북대 교수 첫 개발…울진·구미 소하천 시범 설치
국내 하천에 최적화된 다기능 어도(魚道)가 울진과 구미 소하천에 시범 설치돼 화제다. 다기능 어도는 수량이 적은 갈수기에도 물고기가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설계된 4계절 전천후 어도로, 국내 어도 설계 권위자인 경북대 이영재 교수(공과대학 토목공학과)팀이 10년 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다기능 어도가 설치된 울진군 기성면 마천1리 척산천 수중보. 1일 찾은 이곳은 겨울철을 맞아 수량은 적었지만 어도에는 물이 잘 흐르고 있었다. 어도 입구에 2중의 이물질 차단시설과 함께 4m 앞쪽에 설치된 퇴적물 차단벽 덕분이었다. 차단벽이 만든 와류현상으로 퇴적물이 쌓이지 않아 어도 입구가 일정 수심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 또 어도는 지상 이동로 아래에 가로 1m, 높이 30㎝의 터널식 지하 이동로를 갖춰 유량이 적은 갈수기에도 물고기들이 쉽게 보를 오를 수 있는 구조를 띠고 있었다. 지하 이동로 입구에는 수문을 달아 농민들이 농번기에 유량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 김석광(64) 씨는 "그동안 농업용수 확보에만 신경을 썼는데 다기능 어도가 설치돼 새해부터는 어릴 때 많이 봤던 은어가 다시 올라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척산천 다기능 어도는 3년 전 경북도에서 시범사업으로 설계해 지난해 10월 울진군에서 설치한 것으로 올 1월 준공 예정이다. 다기능 어도는 도내에서는 척산천 2곳, 구미 봉곡천 3곳 등 모두 5곳에 시범설치됐으며 소방방재청, 익산시, 영천시 등 20여 곳에도 설치를 앞두고 있다. 박병길 구미시 하천시설계 주무관은 "봉곡천은 도심지 주변으로 흘러 생태적 기능이 중요해 다기능 어도를 설치했다"며 "모니터링 후 효과가 좋으면 다른 하천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하천에는 5천600여 개의 크고 작은 어도가 설치돼 있지만 대부분 퇴적물 등으로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는 실정. 이런 가운데 다기능 어도는 지난해 11월, (사)응용생태공학회가 주관한 '제1회 응용 기술 심포지엄 2013'에서 국내 굴지의 기업과 경쟁하며 응용기술 우수 사례 동상에 선정돼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며 특허 등록도 마친 상태다.
이영재 교수는 "어류 이동이 활발한 산란기(4'5월, 10'11월)는 물이 귀한 갈수기"라며 "다기능 어도는 이런 국내 하천의 특성을 고려해 산란기(갈수기)에 제 기능을 하도록 설계된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자연은 '바이러스-미생물-플랑크톤-치어 및 성어-곤충'조류-동물-인간'으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이 균형을 이룰 때 건강해진다"며 "생태강국이 곧 복지국가인 만큼 기능을 잃은 채 방치된 어도에 대한 정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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