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열정적 응원…대구은 제 힘의 원천"
29일 대구 공연의 막을 내리는 뮤지컬 '명성황후'의 주역 배우 이태원(48'명지대 뮤지컬 공연전공 교수)의 이 별명은 '독종'잡초'오뚝이'다. 모두 '명성황후'를 제작한 에이콤 윤호진 대표가 지어준 것들이다. 실제로도 별명 그대로다. 14년 동안 900번 이상 명성황후 역을 맡으면서 특유의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한 이태원이다.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에다 학력(미국 줄리아드 음대'피바디 음대)과 경력(미국 브로드웨이'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주'조연 역)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래도 그의 고민은 끝이 없다. "이번 대구 공연에서는 명성황후의 부드러운 여성적 면모를 드러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온몸을 불사르는 투혼도 이태원의 캐릭터와 겹친다. 지난 공연 중에 일본 낭인(자객)이 휘두른 칼을 맞아 피를 흘려가면서 연기를 했는가 하면, 이번 대구 공연에서는 구두굽이 무대 바닥 사이에 끼는 상황도 재치있게 잘 넘겼다. 출연진과의 호흡도 좋다.
이태원과 '명성황후'와의 숙명적인 인연도 특유의 '들이대'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태원은 "17년 전이죠.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왕과 나'라는 작품에서 왕비 역을 하고 있을 때였죠. 한국에서 명성황후 역을 뽑고 있다는 얘기를 미국에 있는 한인 기자에게 들었죠. 곧장 저를 알지도 못하는 윤호진 대표에게 전화해서 '저 한번 써보시죠. 실망 안 시킬게요'라고 도전해 결국 낙점을 받았다"며 명성황후와의 첫 인연에 대해 설명했다. 윤호진 대표는 당시 이태원의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고, "넌 누구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태원의 배우자도 배우다. 2000년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을 받는 등 뮤지컬(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브로드웨이 42번가, 페임 등)과 영화(광복절 특사, 공공의 적, 신라의 달밤 등)계를 오가면서 명품 조연으로 활약하고 있는 연하의 방정식(43) 씨다. 방 씨는 내년도 대구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대학생 뮤지컬페스티벌 책임자로 활약할 예정이다.
이태원은 이렇게 대구경북과의 인연을 쌓아가고 있다. 내년 2월 명성황후 특별 공연으로 포항도 찾는다. 이태원은 "대구경북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우리 배우들이 에너지를 얻고 있다. 김천은 제 본적이고, 대구는 제 힘의 원천"이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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