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깎는' 지역대학들

입력 2013-12-23 10:31:03

특성화 사업 지원 조건, 학과 통폐합 정원 감축…경북대만 구조조정 늦어

내년 지역 대학에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정부의 대학평가 압박에 직면한 대구경북 대학들이 입학정원 감축, 학과 통폐합 등 자체 구조조정 계획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것. 당장 내년 4월에 대학별 신청이 시작되는 교(校)당 최대 100억원짜리 '대학교육 특성화 사업'의 핵심이 구조조정 평가이기 때문이다. 관계기사 2면

영남대는 이달 중순 '학사조직 및 학생정원조정 연구위원회'에서 구조조정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내년 초 학과별 평가를 거쳐 4월 이전까지 1차 정원 감축 대상 학과를 정한다. 사회적 수요와 자체 역량이 동시에 낮은 학과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 2년 연속 하위 10%에 걸리면 모집중지 또는 통폐합한다는 것. 이런 방식으로 현재 5천 명에 육박하는 입학 총정원을 10년간 10% 이상 줄인다는 계획이다. 손광락 교무처장은 "2017, 2018년 정원미달 위험이 있다고 평가된 학과에 대해선 교내 '유사학과통합위원회'가 구조조정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생존전략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계명대는 올해 6월 '교육 편제 조정에 관한 규정'을 일찌감치 확정하고 구조조정 실행만 앞두고 있다. 신입생 충원율, 발전가능성 등 평가 결과가 저조한 10여 개 학과(전체 90여 개)는 2015학년도부터 모집 중지 대상으로 선정했고, 향후 10년간 10%가량 입학정원을 줄인다. '공대+건축학대학', '환경대+자연대', '패션대+미술대' 등 유사단과대학 통합도 추진한다. 이필환 교무처장은 "내년 초 대학교육 특성화 사업의 세부지침이 발표되면 바로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올해 10월 각 학과를 대상으로 특성화 계획을 공모하는 등 구조조정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1차로 20여 개 특성화팀 선발을 마쳤고, 이들 학과를 중심으로 대학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대가대는 8년 전 500여 명의 입학정원(현재 3천100여 명)을 줄인 바 있다. 성한기 교무처장은 "새해부터 구조조정 작업을 본격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대는 전체 90여 개 학과를 평가해 신입생 충원율이 90%에 미달하거나 재학생 충원율이 70% 아래로 떨어지면 1차 페널티로 정원 10%를 감축하고, 세 번의 페널티를 받으면 폐과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평가를 1년에 세 차례 실시해 학과별로 자발적 정원 감축과 생존 노력을 유도한다는 것. 박순진 기획처장은 "향후 특성화 사업이나 대학구조개혁의 내용, 인접 대학의 상황을 살핀 후 대응전략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경북대의 구조조정 작업 속도는 상대적으로 뒤처진 편이다. 구조조정을 위한 '학사조직 개편 및 정원조정 소위원회'는 새해나 돼야 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 총장직선제 등 학내 이슈에 여력을 소진한 탓이다. 서창교 기획처장은 "소위원회가 꾸려지면 구조조정의 기준과 방법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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