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론 어게인'-'독자세력화'…文-安 2라운드 점화

입력 2013-12-21 07:25:07

지난 대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경쟁했던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8대 대선 1주년을 맞아 제2라운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문 의원은 '대망론 어게인'을 띄우며 지지세력 재결집에 나섰고,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로 여의도에 진입한 안 의원은 신당 창당의 깃발을 내걸고 독자세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범야권 맹주 자리를 놓고 두 사람의 승부가 조기에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문 의원은 최근 펴낸 대선 회고록에서 단일화 과정과 관련, "안 의원의 공로는 정당하게 평가돼야 한다"고 고마움을 표하는 등 안 의원에 대해 '경쟁적 협력관계'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매끄럽지 못했던 단일화의 여파로 두 사람의 관계회복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두 사람은 대선 후 행사장 등에서 만난 것을 빼고는 별도로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화 '비사'를 둘러싼 양측 간 아전인수격 신경전도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대선 1년이 된 이날 두 사람의 행보는 확연히 엇갈렸다.

문 의원은 의원총회 및 국회 본회의 참석 외에 공개 일정 없이 '패장'으로서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의총장에서 대선 1년에 대한 소회를 묻는 말에도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다문 문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날 서울 효창공원의 윤봉길 의사 묘소를 참배한 사실만을 알렸다.

반면 안 의원은 자신의 고향이자 문 의원의 정치적 근거지인 부산에서 신당 설명회를 하고 내일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문 의원과의 관계설정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여러 중요한 민생문제에는 뒷전이고 다음 정권을 누가 잡을 것인가만 관심 있는 듯한 그런 것들이 한국 정치를 불신하는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고 포문을 열어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안 의원은 발언의 진의를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지금 제가 할 일만 해도 바빠서 다른 사람을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말했지만, 문 의원의 최근 행보에 비판을 가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양보 없는 일전'의 출발선에 선 두 사람의 역학관계와 위상은 내년 지방선거가 그 향배를 가르는 1차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문 의원은 자신을 옥죄어온 '친노(친노무현) 프레임'을 극복, 외연을 넓히는 게 급선무이고 안 의원으로선 기성 정치권을 뛰어넘는 새로운 비전 제시와 인물 영입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도출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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