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모래/ 이종민 지음/ 산지니 펴냄
20세기에서 현재에 이르는 중국의 역사 속에서 중국인들이 끊임없는 사회운동과 자기쇄신을 통해 어떤 미래상을 고민하고 있으며 어떤 요인 때문에 그런 기획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는가, 또 그 위기를 통해 어떤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지 등의 문제를 현대문학작품을 통해 되돌아본 책이다.
저자가 먼저 주목한 것은 중국인 담론과 문학작품을 통해 바라본 20세기 초 중국 지식인들의 고뇌의 문제다. 세계대국으로 부흥한 중국은 이제 21세기를 맞이하여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21세기 중국몽을 논하기에 앞서 먼저 20세기 초 근대 지식인들의 고뇌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20세기 초 근대 지식인들의 중국인 담론을 들여다보고, 다양한 문학작품을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중국의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며, 기존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넘어 중국 사회를 공정하게 사유할 수 있는 시각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맨 먼저 등장하는 인물이 평생 중국인의 국민성 문제에 대해 성찰한 루쉰이다. 당연히 등장하는 것이 그의 소설 '광인일기'와 '아Q정전'이다. 저자는 루쉰이 '광인일기'를 통해 중국의 유교사상이 지배와 피지배의 불평등한 권리를 정당화하고 공고화한다며, 이를 '식인의 역사'로 정의내린다. 또한 이러한 점을 중국인 국민성 중 계몽해야 할 구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편, 소설 '아Q정전'을 통해서는 중국인의 '무신경함'과 '구경꾼 본능' 대한 중국인의 비인간성을 비판했는데, 루쉰이 중국인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심각한 고뇌를 앓았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다음은 근대 입헌국가 건설을 위해 고뇌하던 지식인인 량치차오다. 그는 정치소설 '신중국미래기'와 신민의 문제를 제기한 '신민설'을 통해 외부세계와 무관하게 자족적으로 살아가는 중국민이 세계열강들과 경쟁하는 모습을 꿈꾸었다.
다음으로 저자가 주목한 존재는 도시로 이주하는 농민들 즉 농민공(農民工)이다. 저자는 개혁개방 이후 부자의 꿈과 군상들의 타락과정을 파헤친 소설인 위화의 '형제'를 예로 들며, 인간의 본성을 잃고 물질문명에 집착하는 중국인과 개혁개방 이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인해 어떻게 중국사회가 사회적 불평등이 조장되었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본다.
316쪽. 2만8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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