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지구 지정해 보존해야

입력 2013-12-20 16:29:56

대구약령시한방축제가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 문화관광축제로 뽑혔다. 내년에는 인센티브 1억 3천만 원과 한국관광공사의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지원을 받는다. 올해 한방축제는 동의보감 진의서 행사와 축제 통용 화폐인 엽전 발행 등 다양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였다. 관광객도 2010년 14만 명에서 올해 26만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대구약령시의 쇠퇴는 진행형이다. 하루가 다르게 한약방은 이전하고, 새 건물이 들어서 커피숍과 식당 골목으로 급격하게 바뀌는 중이다. 인근 현대백화점 대구점 입점에 따른 임대료 인상이 직격탄이지만, 그동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업소의 한계와 대구시의 장기적인 발전 계획 부재도 큰 원인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대구점 입점 이후, 임대료가 2배 가까이 오르면서 10여 곳이 이전했다. 경기불황과 190여 곳의 한약 관련 업소 가운데 임대가 70%인 것을 고려하면 이전을 막을 방법이 없다. 심지어 자가(自家) 업소까지도 이전하고, 가게를 임대하려는 움직임도 많다. 대구시는 한의약박물관과 한방웰빙체험관을 만드는 등 대구약령시를 도심형 한방문화타운으로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약령시 쇠퇴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대구약령시 쇠퇴를 막으려면 국비를 지원받아 약전골목을 한방문화지구로 지정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이미 대구시는 한방문화지구 지정을 추진하다 업소 간 이해관계 때문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해관계를 절충하고, 설득하는 것은 대구시의 몫이다. 얼마나 큰 그림으로 약령시 발전 방안을 만들고, 예상 피해를 보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또한, 업소도 400년 역사의 문화를 보전, 계승한다는 공익적인 차원에서 약령시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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