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세상 만드는 산타원정대'] "선물 받을 아이들 생각하면 설레요"

입력 2013-12-20 11:07:54

올 참가 인원 650여 명 작년보다 2배나 늘어…봉사자 70%가 대학생

산타원정대 개인 참가자와 자원봉사자들이 19일 어린이재단 대구경북본부에서 사랑의 하트를 만들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왼쪽부터 전우광(8000번 대리운전 대표), 김규혁(㈜포위즈시스템 대표) 참가자와 박수현, 김한솔 자원봉사자.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산타원정대 개인 참가자와 자원봉사자들이 19일 어린이재단 대구경북본부에서 사랑의 하트를 만들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왼쪽부터 전우광(8000번 대리운전 대표), 김규혁(㈜포위즈시스템 대표) 참가자와 박수현, 김한솔 자원봉사자.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제가 어렸을 때 이루고 싶었던 꿈 중 하나가 보육원과 같은 복지시설에 있는 아이들에게 햄이나 고기 반찬을 만들어 마음껏 먹이는 것이었습니다."

박수현(24'여'대구대 러시아어학과 4년) 씨는 학교에서 우연히 '산타원정대 모집' 포스터를 보고 어릴 적 꿈이 생각났다. 박 씨는 곧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자원봉사자 참가신청서를 냈고,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산타원정대 홍보를 위한 활동을 해 왔다. 박 씨는 "산타원정대에서 준비한 선물을 전달할 때 만날 아이들을 생각하면 설렌다"며 "어릴 때 꿈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21일 산타원정대 발대식을 앞두고 많은 시민이 대구지역의 어려운 환경에 처한 어린이들을 위해 산타가 되겠다고 나섰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19일 현재 산타원정대에 참가한 인원은 약 650명으로 지난해 300여 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올해는 본지의 산타원정대 시리즈 기사를 보고 참가를 결정한 사람이 많았다. '8000번 대리운전' 전우광 대표는 본지의 산타원정대 시리즈 기사를 보고 어린이재단에 참여하겠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10년 전부터 매달 대리운전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 일부를 어린이재단에 기부해왔다. 전 대표가 기부와 산타원정대 참여에 대한 결심을 굳힌 데에는 늦둥이 아들의 영향도 컸다. 전 대표는 "아들이 저시력증을 앓고 있다"며 "내 아이가 아프다 보니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픈 아이들은 치료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힘든 삶을 살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것이 나눔을 실천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포위즈시스템 김규혁 대표는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싶었다"며 산타원정대 참가를 결정했다. 김 대표는 회사를 설립한 2000년부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왔다. 김 대표는 요즘 어린이들을 위한 나눔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고, 산타원정대 참가도 관심의 연장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도 잠재력은 다 같은데 이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도 어른들의 할 일"이라며 "올해는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지만 다음에는 회사 직원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들의 선물을 받고 힘을 얻은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서 또 다른 어려운 이를 도울 수 있는 어른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대학생들의 산타원정대 참가도 늘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올해 참가한 산타원정대 인원 중 70% 이상인 450명이 대학생이고, 산타원정대를 홍보하고 행사를 도와주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만 120명이다.

김한솔(24'여'경북대 사회복지 4년) 씨는 "아이들을 만나면 학교에서 했던 취업과 같은 고민을 모두 내려놓고 동심으로 돌아갈 것만 같다"며 "오히려 내가 아이들에게 기를 받고 치유가 될 것 같아 설렌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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