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시대였던 중세에 유럽의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 세계는 영향을 주고받았다. 5세기 초반의 신학자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의 이성보다 하느님의 신앙에 의해서만 진리를 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500여 년 뒤 이슬람의 철학자 이븐 시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자료가 없어 잘 몰랐던 유럽에 이성과 자연세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의 철학을 전파했다. 이를 바탕으로 13세기에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성과 신앙의 합일을 주장했다. 그의 견해는 철학이 추구하는 진리 탐구의 문제를 신앙과 결부시키는 스콜라 철학과 신학으로 발전했다.
알 가잘리는 이븐 시나의 철학에 한계를 느끼고 비판한 끝에 그때까지 분리되어 있던 신학'법학과 수피즘(춤과 노래로 구성된 신비주의적 의식을 중시한 유파)을 조화시켜 이슬람을 정통 신학으로 재구성했다. 이슬람 신학의 독자성을 세움으로써 이슬람 종교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븐 시나가 태어난 것보다 70여 년 후인 1058년경에 출생해 1111년 오늘, 숨졌다. 한때 바그다드의 학원에서 교수로 일했으나 종교적 번뇌를 떨치지 못하고 여러 지방을 돌아다녔다. 학문의 형식 논리에 반항, 내적 세계를 고뇌하며 탐구해 신학적 성취를 이뤘다. 그는 이슬람의 학문을 스콜라 신학으로부터 탈피시켜 '꾸란'에 독자적인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대중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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