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을 때 약물치료만 받아도 위험 넘긴다
2012년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1만4천160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자살 사망률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청소년 자살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자살예방 홍보와 응급개입, 사례관리 등 아동 및 청소년 자살예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가정폭력 시달려 자해하기도
"나만 죽으면 모든 게 끝나요."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강민우(가명) 군은 교내 상담 선생님과 만난 자리에서 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고 호소했다. 아버지가 자살한 뒤 어머니의 동거남과 함께 지내게 됐다. 동거남은 수시로 민우에게 거침없는 폭언과 폭력을 가했고, 때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로 인해 생겨난 극심한 분노감과 우울감은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무기력에 시달렸고, 매사에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마다 자기 손목에 상처를 내거나 손을 찧는 등 빈번한 자해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때로는 옥상에 올라가기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을 찾는 일에 몰두했다.
상담교사로부터 달성군정신건강증진센터(이하 센터)에 의뢰된 뒤 심층평가와 정신과적 치료를 받기로 했다. 병원에 가기 며칠 전 안부전화 중에 민우는 "강에 들어왔다. 혼란스럽다. 죽고 싶은 마음뿐이다. 나만 죽으면 끝날 것 같다"고 했다. 위험한 상황임을 감지한 센터는 119구급대, 경찰서에 연락을 취해 2시간 만에 민우를 발견했다.
◆상담 통해 적극적 도움의 손길 뻗어
늘 피해의식에 시달렸던 탓에 경찰이 접근하자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는 듯했다. 도와주겠다고 손을 내밀고 설득했지만 오히려 각목을 들고 위협하며 저항했다. 오랜 시간 설득 끝에 결국 센터로 올 수 있었고, 심리적 안정을 되찾도록 끊임없는 지지와 공감을 보였다. 보호자와 민우에게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득시켜 입원 동의도 받았다.
이튿날부터 민우는 담임 선생님, 보호자와 함께 병원을 찾아 입원치료를 시작했고, 차츰 병원생활에 적응하며 안정돼 갔다. 센터는 병원 치료비 지원과 지속적인 병동 모니터링을 하며 보호자에게 증상 및 약물교육도 실시했다.
학교 측과는 퇴원 후 적응계획도 세웠다. 경찰과 학교의 적극적인 협조와 연계를 통해 민우의 신변 안전도 도울 수 있었다. 센터는 민우의 사회 적응을 돕고, 치료 의지를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와 사례 관리를 할 계획이다.
◆자살예방 홍보사업 효과 톡톡
도'농'공 복합형인 달성군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정신보건자원이 미약하고 접근성과 주민 인식도가 낮은 편이다. 이런 지역적 상황을 고려해 초기부터 자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예방 중심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달성군정신건강증진센터는 올해 4월부터 지역내 모든 초'중'고교 48곳, 10층 이상 아파트 64동, 농약사 18곳, 관공서 18곳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자살예방 홍보에 나섰다. 우편물을 보내고 직접 방문해 자살예방 홍보 포스터 및 패널을 게시했다.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알리고, 자살예방 사업에 대해 적극 홍보했다. 민우가 학교 상담교사를 통해 센터에 의뢰된 것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자살 고위험군 주민들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 의지할 곳이 있음을 알린 것.
달성군정신건강증진센터 관계자는 "농약사 입구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고 홀몸노인이 전화를 걸어오거나, 학교에 비치된 홍보자료를 보고 학부모가 도움을 요청하는 등 자살예방 홍보사업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했다.
자료제공=달성군정신건강증진센터 053)643-0199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