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시대 무대 연극이 전성기를 맞던 1593년, 런던의 커튼 극장과 로즈 극장은 작가와 관객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당시 촉망받는 청년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조셉 파인즈 분)는 대중의 기대와 호응에 짓눌려 제대로 글을 쓰지 못하다 결국 고민 끝에 유명한 점술가를 찾아간다. 점술가는 사랑만이 그의 천재성을 되살려 줄 것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자신의 뮤즈를 찾아 헤매던 셰익스피어는 우연히 연극 오디션에 참가한 미소년 켄트를 보고 묘한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그 소년은 사실 남자가 아니라, 여자는 연극 무대에 설 수 없는 당시의 관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장을 한 바이올라(기네스 팰트로 분)였다. 소년을 뒤쫓아가 이 사실을 알게 된 셰익스피어는 바이올라와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고, 이에 영감을 받아 '로미오와 줄리엣'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바이올라는 아버지와 여왕의 명에 의해 속물 귀족 웨식스 경과 정략결혼을 해야 하는 처지였다. 헤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 앞에 괴로워하던 셰익스피어는 애초에 해피엔딩 코미디로 구상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로 고쳐 쓰기 시작한다.
영화는 당시 영국 극단들의 상황, 연인과의 운명적인 사랑, 사실과 허구, 실존인물과 가공인물을 뒤섞어 놀라운 상상력과 치밀한 구성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제작자 겸 각본가 마크 노먼과 톰 스토파드가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완성한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바이올라라는 가공의 인물과 사랑에 빠졌다는 가정에서 출발해 그의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이 탄생되기까지의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기네스 팰트로의 빼어난 연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1999년 제71회 아카데미상 1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 음악상, 각본상, 미술상 등 7개 부문을 수상했다. 러닝타임 122분.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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