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 단지 바람길 막아 농도 '쑥↑'

입력 2013-12-10 10:54:11

지역·시간별 농도 차이

대구의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은 지역 내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과 국지적인 기상여건, 지형조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들 요건에 따라 지역'시간별로 미세먼지 농도의 편차가 생기는 것이다.

먼저 지역별로 보면 대구에서 최고 농도를 보인 동구 율하동은 안일초등학교 3층 옥상에 측정망이 있다. 지형적으로 1.5㎞ 거리에 금호강이 있고, 학교 입구에서 측정한 해발은 43m로 낮은 지대에 속한다. 이 때문에 강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일으키는 안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위치다.

안개는 대기 중 오염물질을 응집시키는 역할을 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인다. 겨울철 무거운 냉기는 낮은 지대에 쌓이고 대기 중 오염물질도 냉기와 함께 낮은 지대로 모인다. 인공지형으로 인근 율하택지지구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있다. 병풍처럼 들어선 아파트는 금호강을 타고 흐르는 바람 길을 막아 대기 순환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율하동에는 오염원도 다양하게 분포해 있다. 아파트로 유입된 인구가 늘면서 교통량이 증가했고, 측정망 200m 내에 대형마트가 있어서 차량 통행이 많다. 또 4차 순환도로와 경부고속도로가 인근에 놓여 있다. 직선거리로 700m 안에 대구연료산업단지가 있다. 2, 3㎞ 거리에 신서혁신도시 공사가 한창이다. 연료산업단지와 혁신도시 공사현장을 드나드는 공사차량이 빈번하게 지난다.

반면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곳은 해발이 상대적으로 높거나 빌딩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보다 단독주택으로 구성돼 바람 길을 터주는 구조를 지녔다. 큰 도로가 없어서 비교적 차량 통행이 많지 않거나, 산업단지와 떨어져 있어서 오염원 발생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안개를 유발하는 강과 연못 등도 가까운 곳에 없었다.

시간대별로 보면 고농도를 보인 오전과 저녁은 출'퇴근 시간(오전 9~12시, 오후 1~5시)을 거치며 차량 이동량과 배기가스 배출량이 정점에 달한다. 이 시간은 연료산업단지와 혁신도시 공사현장 등지에서 오전'오후 작업을 시작해 오염물질 배출량이 상승하기도 한다.

풍속이 낮은 시간에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간다. 주로 새벽과 아침, 저녁 시간에 바람이 약하다.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했던 4, 5일의 풍속을 보면 오전 1~9시는 초속 1m도 채 되지 않았다. 하루 중 풍속이 높은 시간은 정오~오후 6시 전후로 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지는 시간과 일치한다.

또 주말에는 평일보다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단지 내 사업장 배출가스 등이 줄어들어 미세먼지 농도도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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