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금처럼 속여 팔아" 금융당국 중징계 방침에 공격적 영업 축소
신용카드사들이 보험상품을 속여 팔다 중징계를 받게 됐다. 이에 따라 카드사의 보험 판매가 크게 위축되면서 내년 경영 사정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신한카드, 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등 전 업계 카드사를 대상으로 카드슈랑스 불완전판매 검사를 마치고 최근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정기 종합검사 또는 부문 검사를 통해 카드사들의 보험 불완전판매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이달 말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불완전판매를 한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기관 경고와 함께 임직원 문책 등의 중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최수현 금감원장이 소비자보호에 위배되고 금융 질서를 어기는 금융사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라고 엄명을 내렸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도 최근 카드슈랑스를 정기 적금처럼 속여 파는 카드사들이 많다는 민원을 접수하고 시정을 요구한 상황이다. 카드슈랑스란 카드사와 보험사가 연계해 판매하는 보험상품으로 전화로 판매된다. 이 과정에서 다수 전화상담원이 비과세 저축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으며 "선이자를 준다" "연 50%의 이자율이다" "정기 적금보다 낫다"며 현혹하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러면서 "중도 해지 시 원금 보장이 안 될 수 있다", "10년 이상의 장기 상품이다"는 설명은 하지 않아 불완전판매 소지가 크다.
카드사들이 카드슈랑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수수료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카드사가 보험사에서 받는 판매 수수료가 방카슈랑스 판매로 은행에서 받는 수수료보다 4~5배 많다. 카드슈랑스 판매는 2008년 8천292억원에서 2011년 1조3천768억원, 지난해 1조5천428억원으로 급증세다. 올 1분기 판매액도 4천300여억원에 달해 올해도 최고치 경신이 예상될 정도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 대출 금리 인하 등에 따른 순익 감소를 카드슈랑스로 메워왔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떨어지면 영업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왔던 부분인데 갑자기 칼을 들이대는 건 너무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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