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 31회 첫 실장 승진…외유내강형 교통전문가, 유승민·류성걸 의원과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만난 박종흠(56)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의 첫인상에서는 부드러우면서도 강직한 성품이 묻어났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다. 국토부 내에서 나오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업무 추진력이 매섭다'는 평가가 괜한 것이 아닌 듯했다. 국토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실장은 직원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반영하는 스타일이어서, 따르는 직원들이 많다는 평이다.
그런 성품 덕에 올해 4월 단행한 국토부 인사에서 행정고시 31회로는 처음으로 1급인 실장으로 승진하는 영예를 안았다는 인사 후문도 나온다.
박 실장은 '교통 전문가'다. 교통물류실장으로 오기까지 물류정책관, 항공정책관, 자동차정책기획단장 등 국토부 내 교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공직 생활 대부분을 교통부와 이후 건설교통부를 거쳐 국토교통부까지 오는 등 그의 이력에는 항상 '교통'이 따라다닐 정도다. 서울대에서는 무역학을 전공했지만 이후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대와 인천대에서 교통경제학과 물류경영학 석'박사 과정을 각각 밟는 등 교통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교통 전문가가 바라보는 대구경북의 교통 사정은 어떨까. 예산철로 접어든 국회에서는 현 정부의 복지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지방의 SOC 분야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 특히 경북의 경우 십수 년 동안 SOC 분야에서 철저히 소외됐는데 이번에도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아야 할 위기다.
이에 대해 박 실장은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기조는 역대 정권마다 내세우는 것이지만, 현 정부에서의 의지는 매우 강합니다. 특히 경북 북부지역 경우 다른 지역 교통지도와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됐어요. 이런 점을 정부나 국토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박 실장은 또 일부 수도권론자들이 주장하는 경제성 논리에 대해 과감히 메스를 들이댈 것이라고 했다. 지역 SOC 사업과 관련해 매번 예비타당성이나 본타당성 평가에서 경제성 논리라는 잣대에 분루를 삼켜야 했던 지역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경제성, 수요예측 등의 논리로만 따지면 현재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는 할 수 있는 SOC 사업이 없습니다. 물론 경제성을 완전히 묵과할 수는 없겠지만 지역 균형발전 차원의 미래 지향적인 가치를 충분히 반영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현 정부의 기조입니다."
수요예측 조사가 한창인 남부권 신공항 건설사업도 예외일 수는 없을 듯하다. 지역의 숙원 사업이지만 지난 정권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평가를 한 번 받았던 만큼 지역민들의 걱정이 크다는 입장을 박 실장에게 전했다. 이에 대해 그는 "내년 8월쯤이면 수요예측 조사가 끝이 나고 결과가 발표될 텐데 예단은 할 수 없겠지만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박 실장은 대구시'경북도 공무원들의 성향이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수동적인 경향이 많아 이를 바꾸지 않으면 지역 발전이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대구시와 경북도 공무원들은 중앙부처에 막연히 도와 달라는 말만 합니다. 뭔가 밑그림을 그려와서 그에 따른 합리적인 요구를 해야 하는데 훈련이 잘 안 된 듯해요."
그는 특히 "다른 지역이 하고 있는 아이템을 조금 수정해서 들고 오는 것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서 "우리 지역만이 할 수 있는 사업 발굴에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구시가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 '물 산업 프로젝트'를 꼽았다. "물 산업은 '블루골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미래 노다지 사업인데 대구시가 지역 사정에 맞춰 첫단추를 잘 끼웠어요. 내후년엔 제7차 세계물포럼이 대구에서 열린다고 하던데 작품을 잘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경북 청도가 고향인 박 실장은 경북고 57회 졸업생이다.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새누리당'대구 동을)과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대구 동갑)과는 동기동창이다.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권오을 전 의원도 동기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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