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저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새어머니 밑에서 뭐든 혼자 해결해야 하는 아픔을 겪으며 자라 왔습니다. 그러다 해외에서 한 남성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어찌나 밝고 사람이 좋은지 자기 일에 열정적이었고 무엇보다 저를 딸처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대해 주었지요.
그는 마치 내게 따뜻한 어머니로 느껴졌고, 저는 안정감과 충족감이 들어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동거로 들어가게 되었고 한동안은 꿈처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잘 될 것만 같았던 그의 사업이 어려워져 수입이 거의 없어 불안한 상황인데, 이에 대한 소극적인 그의 처신에 불신이 갑니다. 급기야 이로 인해 우리는 외출을 하더라도 각자 무관심한 행동을 하게 되고 대화가 단절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날마다 싸움과 갈등이 반복되어 갑니다. 그로부터 전해지던 사랑의 마음도 점점 퇴색되어 가는 듯해 저는 너무 우울해집니다. 저는 이 사람과 결혼 여부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솔루션=어릴 때부터 새어머니 밑에서 따뜻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외롭게 자란 귀하의 어린 시절이 힘들고 고달팠으리라 짐작이 갑니다. 특히, 한국을 떠나 타국에서의 팍팍한 현실은 더욱 힘들었을 것이고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러다 귀하는 마치 꿈에서 그리던 어머니 같은 좋은 남성을 만나게 되었군요.
그는 무엇보다도 연인의 입장보다는 귀하에게 필요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마치 어머니가 딸을 조건 없이 사랑하듯 해서 마침내 귀하는 그로부터 안정감과 충족감을 느끼게 되고, 그와 동거하게 된 것 같습니다. 어머니 사랑이 필요했던 귀하의 입장에서 보면 그 남성분은 외로움과 마음의 상처를 달랠 수 있는 필요한 사람이며 좋은 존재였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귀하의 고민은 그가 하는 사업의 불안정한 상황과 이로 인해 서로 충족해야 하는 바깥 활동이나 문화적 기회마저 충분히 갖지 못해 실망하게 되는 것, 그리고 이로 인한 잦은 다툼과 갈등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과의 미래 결혼생활에 대한 불신이 들어 불안하고 우울해하는 것 같습니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함께 정립해 봅시다. 양성평등의 입장에서 가정에서 두 사람이 함께 지내는 데 소요되는 경비를 꼭 남자만이 짊어져야 된다는 생각은 행복한 부부가 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여성도 여력이 된다면 힘을 합쳐 부부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귀하는 지금 어머니와 같은 자상함과 따뜻함으로 귀하를 행복하게 해주는 상대를 만났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상대의 마음은 귀하에게 있어서 결혼생활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선물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최근 어려워진 상대의 경제력과 그로 인해 방황하고 소극적인 대처를 보이는 상대의 행동만으로 미래 결혼생활을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결혼생활의 행복한 미래는 남편만이 아내에게 잘 포장된 선물로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랍니다. 행복은 부부가 함께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랍니다. 지금 귀하가 느끼는 부족한 부분은 귀하도 함께 도와서 채워나간다는 생각의 협력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이러한 방향으로의 생각 변화는 귀하를 사랑했던 그의 마음을 다시 따뜻하게 데우고 일에 대한 열정을 다시 지피게 하는 비결이 될 것입니다.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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