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경'상주시를 비롯해 경북 5개 시군에서 전'현직 단체장이 모두 출마에 대비해 물밑 선거전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문경시장
고윤환(56'새누리당) 현 시장과 신현국(61'무) 전 시장 간의 대결이 내년 지방선거의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신 전 시장이 사퇴한 시장직에 다시 도전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부시장을 역임하는 등 행정관료 출신인 고 시장은 신 전 시장의 퇴장으로 지난 10여 년간 지속돼 온 고질적인 지역의 정치싸움이 자연스럽게 종식되면서 서서히 지역을 안정적으로 장악해 나가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민선자치단체장은 당장의 성과와 인기에 연연하기보다는 좀 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고 시장 특유의 '기본에 충실한 리더십'이 지역에서 공감을 얻어가면서 지역민들을 편안하게 화합 모드로 이끌고 있는 점이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신 전 시장에 비해 민선자치단체장으로서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일부의 지적과 신 전 시장만큼 뚜렷한 실적이 없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 전 시장은 이달 17일 사실상 출마 출정식으로 평가받는 자신의 자서전 출판 기념회를 문경시민문화회관에서 갖기로 하면서 전'현 대결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출판기념회의 자서전 제목이 '죽기로 해야 한다'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직 되찾기(?)에 대한 결연한 의지까지 엿보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신 전 시장은 "6년간 수행해 온 문경시장직을 돌이켜 볼 때 국군체육부대와 2015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유치하는 등 나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다고는 자부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아 자기반성적 내용을 기술한 것뿐이다"고 말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수개월 전부터 각종 행사장 등을 다니며 재도전 의지를 다져온 신 전 시장이 사실상 결심을 굳힌 행보로 보고 있다.
◆상주시장
2010년 대구경북 31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나 무소속이 아닌 유일한 야당 출신 후보로 당선돼 화제를 모았던 성백영(62'새누리당) 현 시장과 당시 상대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정백(63'새누리당) 전 시장의 리턴매치가 확실하게 굳어지는 양상이다. 이 전 시장은 수개월 전부터 지역의 각 행사장에 현역인 성 시장 못지않게 얼굴을 내밀며 권토중래를 도모하고 있다.
성 시장은 당시 군소정당인 미래연합 공천을 받고 출마해 한나라당 공천과 현직 시장이라는 양대 프리미엄을 업고 출마한 이 전 시장을 300여 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흥미를 끄는 부분은 성 시장과 이 전 시장의 입장이 이제는 정반대가 됐다는 점이다.
성 시장은 당선 후 지난해 10월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성 시장의 입당은 김종태 국회의원(상주)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이뤄진 사실이 눈길을 끈다. 이 전 시장은 김 의원의 경쟁자였던 성윤환 전 국회의원이 공천을 주는 등 성 전 의원 사람으로 분류돼 새누리당 공천에는 성 시장이 한발 유리한 상황이다.
성 시장은 가장 어려운 환경에서 당선된 저력을 무기로 특유의 뚝심과 무난히 시정을 이끌고 있는데다 현직이라는 프리미엄까지 얻고 있어 일단은 유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의 경우 비록 야인 신분이기는 해도 시장 재임 당시 카리스마가 뛰어났던데다 지지층도 있어 승부가 재미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청도군수
청도지역은 현 군수에게 일단의 유력 후보들이 거센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 후보들은 출마 결심을 굳히고 지역을 누비기 시작했고, 일부는 출마에 무게를 두고 지역 여론을 탐색하고 있다. 유력 후보군 가운데는 전직 군수도 포함돼 있어 앞으로의 향방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이중근(71'새누리당) 청도군수는 타 후보들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느긋한 분위기다. 이 군수는 "민선 2선까지 펼쳐놓은 대형 사업들을 마무리하고 안정 속에서 청도 발전 동력을 가속화하겠다"는 다짐을 펼치고 있다.
이 군수는 그동안 청도의 선거과정에서 불거졌던 흩어진 민심을 추스르고 군정을 안정적으로 펼쳐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안정만을 추구하며 청도 발전 전략이나 대형 사업에 대한 추진력과 돌파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민선군수 3선 임기 도중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군수직을 잃은 김상순(74) 전 군수는 주변에서 군수직을 명예롭게 마무리해야 한다며 출마를 권유받고 있다. 김 전 군수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지역 기반과 지지세가 상당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전 군수는 "청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권유를 받고 있으나 마음을 정한 바는 없다"며 "내년 2, 3월 여론을 보고 다수의 주민들이 원한다면 그때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봉화군수
2010년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로 한판 승부를 벌였던 박노욱(53) 현 봉화군수와 엄태항(64) 전 봉화군수의 리턴매치가 예상되고 있다.
박 현 군수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전격 군수로 입성한 인물이다. 현재까지 특유의 뚝심으로 무난히 군정을 이끌고 있는데다 현직이라는 프리미엄까지 얻고 있는 상태다.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인 강석호 의원과도 원만한 사이인데다 특별히 공천을 희망하는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태여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은 무난할 것이라는 여론이 있다.
그러나 무소속으로 3선 군수를 지낸 경험이 있는 엄 전 군수의 탄탄한 사조직과 두터운 지지층 때문에 엄 전 군수의 출마 여부를 놓고 지역 정가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엄 전 군수는 한나라당 텃밭인 봉화지역에서 무소속으로 한나라당 후보를 3번씩이나 제치고 군수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이런데다 대선 공약인 지방자치단체장 공천 폐지가 이뤄질 경우 지역 정가에는 많은 변수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엄 전 군수의 출마 여부는 본인 의사보다는 주변의 권유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엄 전 군수는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 주변에서 대안이 없으니 나오라고 권유를 많이 받고 있다"며 "아직까지 확실하게 출마 여부를 결정한 것은 없다"고 했다.
박 군수는 "엄 군수가 전직 군수이고 지역 선배라서 잘 모시고 있는 상태"라며 "아직까지 선거에서 맞붙는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송군수
한동수(64'새누리당) 군수와 윤경희(54'새누리당) 전 군수가 내년 청송군수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지역의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치열한 물밑 선거전을 펴고 있다.
한 군수는 지난 6년간 군수직을 수행하며 오랜 행정 경험을 토대로 군정의 안정성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10년 6월 치러진 제5회 지방선거에서도 단독 무투표 당선으로 군민들에게 재신임을 받기도 했다. 당시 윤 전 군수는 강력한 대항마로 물망에 올랐지만 한 군수의 무혈입성을 지켜만 봐야 했다. 윤 전 군수가 앞서 2007년 9월 허위사실 공표와 사전 선거운동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아 군수직과 피선거권이 상실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윤 전 군수의 선거법 위반사건은 아직도 군민들 사이에서 거론되며 군수 후보 자격 논란까지 일고 있다. 반면 한 군수는 전임자의 중도 낙마와는 달리 군수직을 연임하고 있어 공천 여부와 상관없이 경쟁력이 높다는 평이다.
윤 전 군수의 경우 새누리당 공천에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 전 군수는 현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재원(49'군위의성청송) 의원과 원만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김 의원이 청송지역 행사를 찾을 때 대부분 윤 전 군수가 근접에서 그를 보좌했고,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공천은 국회의원의 의중에 달렸기 때문에 현 군수보다는 윤 전 군수가 유리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다고 무작정 당선되는 분위기는 아닐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문경 상주'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청송'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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