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보다 '글로벌 대구 홍보' 우승하라
홍명보호 축구 국가대표 이청용이 활약하는 볼턴 윈더러스는 잉글랜드 프로 축구 2부 리그(챔피언십)에 포함돼 있다. 프리미어리그(1부 리그)에서 활약하던 이청용은 2012-2013 시즌 팀과 함께 2부로 추락한 상태다. 하지만, 두 시즌째 2부에 머물러 있는 이청용과 볼턴은 여전히 팬들의 사랑과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지난달 25일 프리미어리그 데뷔 골을 터뜨린 김보경이 소속된 카디프시티는 지난 시즌까지 챔피언십에 머물러 있다 이번 시즌 1부로 승격한 팀이다.
K리그가 지난해부터 1, 2부 리그 승강제를 도입하면서 축구 보는 재미가 한층 좋아졌다. 축구 선진국에서 승강제는 하나의 '축구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K리그에선 익숙하지 않은 제도이다 보니 2부로 추락한 구단과 팬들은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내년 2부로 추락한 대구FC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4차례에 걸쳐 모색해본다.
(1)시민구단의 정체성을 살리자 (2)토종 선수단으로 다시 출발하자 (3)구단 운영재원 마련할 수 있다 (4)프로구단 인프라 조성이 먼저다
(1)시민구단의 정체성을 살리자
대구FC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성공 개최에 힘입어 국내 최초 시민구단으로 화려하게 탄생했다. 창단 이듬해인 2003년 K리그에 뛰어든 대구FC는 우승, 준우승은커녕 한 차례도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지만, 항상 '다크호스' 면모를 보이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승강제 도입 두 번째 시즌 만에 2부로 강등됐다.
대구FC의 2부 추락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시민구단이 안고 있는 살림살이의 한계를 고려하면 어쩌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이를 계기 삼아 대구FC의 주인인 대구시와 지역 기업, 시민들은 축구단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대구FC는 애초 잘못 설계한 상태에서 출발했다. 시민구단에 적합한 목표 설정 없이 다른 기업구단들과 마찬가지로 우승을 해 팀을 빛내겠다는 일념을 보였다. 이를 위해 초대 박종환 감독 등 유명세를 탄 인물들로 코칭스태프를 구성했고, 사회 각계에서 인정받은 인물들을 단장이나 대표이사로 영입, 구단 운영을 맡겼다. 이는 부분적으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대부분 실패를 낳았다.
올 8월 대구시를 상대로 한 김재하 대표이사(단장 겸임)의 사퇴 파문은 대구FC의 치부를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다. 올 시즌 김 단장은 4강을 목표로 내걸었고, 구단주 김범일 대구시장은 우승을 주문했다고 한다. 전문성 없는 무모한 도전이 참담한 실패를 가져온 셈이다.
그러나 대구FC는 2부 리그 추락으로 미래 청사진을 새로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대구FC 등 프로축구 관계자들과 팬들은 '투 트랙' 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1부 리그 승격을 위한 경기력 유지와 시민구단의 정체성 확립 등 두 가지 길이다. 이들은 성적 내기에 앞서 시민구단의 특성을 살린 구단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구FC는 '대구를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해야 한다. 축구단이 혈세를 까먹고, 지갑을 열게 하지만 존재 그 자체가 대구를 알리는 일이다. 세계 유수의 모든 도시는 프로축구단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도시를 전 세계에 홍보하고 있다.
대구FC가 중국 칭다오, 일본 히로시마 등 대구시 자매도시와 국제 친선 경기를 하는 것은 구단의 가치를 높이는 한 가지 방안이다. 해외 자매도시와 정기 교류전을 마련하면, 팬뿐만 아니라 시민 전체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축구장 무료 개방도 필요하다. 올해 시행한 기업'개인 회원제를 정착시켜 시민 누구나 시간이 되면 프로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기장을 찾아 축구를 보는 문화가 자리 잡지 않은 상태에서 '무료 관중 없애기' 같은 선진 제도는 무의미하다.
대구FC가 최근 2년간 파격적으로 시행한 지역친화적인 각종 이벤트도 선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민에게 투자해야만 경기장을 찾는 팬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구FC는 선수단 연봉, 트레이드, 용병 몸값 등 프로축구계에서 관행적으로 숨기는 계약 내용을 공개하는 등 투명 경영에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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